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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사람=33]해오라비난초 (Habenaria radiata)

새하얀 해오라비, 힘차게 날아오르다
손자은 기자 / 입력 : 2009년 08월 18일
 
↑↑ 해오라비 난초
ⓒ (주)포천신문사 
아침 일찍부터 사진기를 맨 사람이 열심히 고층습지를 향해 걸어간다. 서울에서 왔다면 새벽부터 출발했을 그 사람이 고마워 인사를 하고, 고층습지에 마침 ‘해오라비난초’가 피어있으니 꼭 보고 가라는 안내를 해드렸다. 그러니 반색을 하며 “어, 피었어요? 저 그 꽃 보러 왔어요.” 하신다.

해오라비난초가 한창 피어있는 요즘에는 이 꽃 하나 때문에 식물원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해오라비난초의 자생지가 몇 군데 안남은 데다가, 독특하고 아름다운 꽃모양 때문에 무분별한 남채가 심하여 야생에서 찾아보기가 점점 힘든 멸종위기식물이기 때문이다. 이 희귀한 꽃이 평강식물원의 고층습지에 잘 자리 잡아 작년보다 개체수가 꽤 많이 늘었으니 정말 기쁜 소식이다.

평강식물원의 고층습지(High Moor)는 백두산의 장지연못, 대암산 용늪 등과 같이 고지대에 생기는 습지를 재현한 가든이다. 고층습지는 저지대에 생기는 습지와는 달리 낮은 기온 때문에 동식물의 사체(死體) 등이 분해되지 않고 오랜 세월 퇴적되어 만들어진 지형으로, 일반적으로 영양이 빈약하고 석회분은 적어 토양이 산성화(酸性化)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 주변에는 다른 식물이 들어오지 못하고 주로 물이끼(Sphagnum palustre)가 많이 번식하며 그 틈에서 끈끈이 주걱, 끈끈이귀개 등의 식충식물과 기장대풀, 큰방울새란 등이 자란다. 해오라비난초도 이런 곳이 자생지여서 매년 이맘때쯤이면 우아하게 날개 짓하며 피어나 좋은 소식을 전해준다.

해오라비난초는 난초과의 식물로 꽃모양이 해오라비(해오라기의 경상도 방언)가 하늘을 힘차게 날아가는 형태와 유사하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하얀 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황새란’, ‘은화백로’ 등 지방명도 여러 가지이다. 흰 꽃은 지름 3cm정도로 피는데 확대해서 찍어놓은 사진을 본 사람들은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작다’라고 여길 수도 있다.

이름도, 그 고운 자태도 멋진 해오라기난초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잘 보존하여 우리 아이들도,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이 꽃의 신기한 모습을 보고 ‘우아’라는 탄성을 지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 고층습지 해오라비 난초
ⓒ (주)포천신문사

문의 : 031-531-7750
평강식물원 가든관리팀 손자은 (sonjaeun@hanmail.net)
손자은 기자 / 입력 : 2009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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