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그림으로 바라보는 의미와 상징

시간여행, 혼합제료, 가변크기, 2008

임승오의 작품 시간여행은 지난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어쩌면 과거와 미래를 동일하게 바라보는 윤회적인 사유의 결과라 생각된다. 때문에 그동안 일관되게 추구해온 유적의 발굴현장을 전자제품이나 컴퓨터의 부속과 대지의 색채인 황토를 차용해서 조성된 작품들은 겉보기엔 오랜 시간의 흔적을 보는 듯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미래를 끄집어내는 매력을 느낀다.

 

우주의 윤회성에서 바라보면 과거로 끝없이 회귀하거나 미래로의 끝임 없는 여행은 결국 시작점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는 곧 과거가 미래이고 미래가 과거인 샘이 된다. 그렇다면 어느 한 고고학자의 평생의 집념으로 빛을 보게 된 고대의 유적은 이미 고대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존재적 가치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점에서 고대유적은 시간을 초월한 공간성에 편입된 공명의 울림으로 다가오기에 사각, 계단, 문, 비행기, 원, 반구의 가변적 설치에서 드러나는 임승오의 작품‘시간여행’은 우주의 운행과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비상하는 상징적 대체언어로 작가 자신의 현 존재에 대한 치열한 탐구와 정체성에 대한 묵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행기의 방향설정과 대지와 하늘을 상징하는 구의 놓임에서 작가의 역 발생적 생각의 깊이와 보는 이 스스로를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