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종고 역도부 어디로 가나?

김 코치측, “사퇴 종용… 누구 잘못 큰 가”
포천역도계, “역도부 해체 수순 아니냐?”

포천군을 대표하는 ‘역도의 산실’ 포천종고 역도부가 갈피를 못잡고 표류하고 있다. 48년의 전통에 수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포천종고 역도부 해체론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김영민 코치가 사표를 제출한 지난달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천종고 이주칠 교장은 “김영민 코치가 역도부 코치일에 불성실하고 거짓말을 되풀이 했다. 매번 급여가 작다는 불평만 일삼았고 그런 이유로 역도부에 전념하지 않고 여성회관에 강사로 나가고 근래에는 의정부에 사업장을 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학교가 원하는 코치는 그런 코치가 아니다”라며 김 코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반해 김 코치를 잘 알고 있는 측근에 따르면 “김영민 코치만큼 헌신적으로 일한 사람이 없다. 자기 호주머니를 털어 선수들의 영양관리는 물론 몸에 좋다는 약을 주기 위해 사방팔방 역도 선배인들을 안찾아다닌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김 코치의 근무태도를 칭찬했다.

학교측은 “김 코치 본인의 의사로 사표를 제출한 만큼 이후 포천종고 역도부 발전을 위해 능력있는 코치를 영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김 코치 친·인척이 학교로 전화를 해 욕을 하고 역도인들이 압력을 가했는지 이미 영입키로 결정했던 코치가 코치직 제의를 주저하고 있다”며 역도인들의 음모론을 제기한 상태다.

포천지역 역도인들은 “군비와 도교육비 1억3천500만원을 들여 완공한 선수용합숙소도 이미 선수가 아닌 교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운영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1천500여만원 상당의 자판기 수익금도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에 합숙소 침구류를 구입하라고 현금으로 지급한 400만원도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며 김 코치를 몰아세우는 학교측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또한 “4~5년 전부터 대표선수들이 전지 훈련차 포천을 방문해 후배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됐는데 이제는 이런 기회는 물건너갔다”며 학교를 비난했다.

아울러 “역도부 감독이 선수들 훈련장에 찾아오지 않는 문제나 우수선수의 진로기회 박탈(포천종고 역도선수인 유인호군이 체육특기생으로 한체대 입학이 확정됐었지만 학교측에서는 수능시험 원서를 접수하지 않아 이후 유군은 선수생활을 접었다) 등의 문제가 더 큰 문제 아니냐”며 “김 코치의 성적부진을 문제삼아 사퇴를 종용한 것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학교에서 문제삼고 있는 것은 성적부진이 아니다. 지각을 일삼아 선수 훈련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근무태도가 문제”라며 “모교 출신인 김 코치를 끌어 안으려는 노력을 수없이 했다. 그러나 김 코치는 역도부 발전에 역행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간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어 사태는 학교측과 김 코치간의 감정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경기도교육청에서도 뒤늦게 사건 진상 파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