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 가산리는 가산면이 관할하는 법정리 8개 가운데 하나로 면의 남서부에 위치하며 화산 아래에 있다고 해서 화산말 또는 화산이라 불렀다. 한편으론 마을에 시우정(時雨亭)이 있어서 시우골, 시우동으로도 불렀다
가산면 남서부에 위치하여 소흘읍과 경계를 이룬다. 동쪽으로 금현리, 서쪽으로 소흘읍, 북쪽으로 방축리·마산리와 접한다. 동쪽과 북쪽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서쪽이 넓게 트여 있다. 서쪽 지역에 남북 방향으로 포천천이 흐르며, 그것을 따라 평탄지가 형성되어 구래논·진골들·해산이벌과 같은 뜰이 널리 분포하여 농경지로 조성되었다. 관내를 둘러싼 산들은 대체로 낮은 야산이며, 동쪽 야산을 중심으로 밭농사가 이뤄진다.
가산리는 3개 행정리로 구획되는데, 북동부는 가산 1리, 남부는 가산 2리, 북서부는 가산 3리이다. 동쪽 지역으로 시군도 4호선이 남북 방향으로 지나간다. 서부 지역에는 포천천 쪽으로 널따랗게 농경지가 있으며, 안쪽으로 시우동길을 따라 다수의 중소 공장이 밀집해 있다. 자연 마을로는 가래울(추곡동)·간촌·시우동·남촌·너먼말·벌말·홀마루골이 있다. 가래울은 가래나무가 많았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고, 시우동은 시우정이란 정자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역사 유적으로 정만석 선생 묘와 정기안 선생 묘가 있다.
이번에 방문한 마을은 가산1리로 예전엔 45가구가 살았으나 지금은 30여 세대가 남아있고 원주민은 20여 세대가 남아있다고 한다. 서두에 얘기한 대로 너른 벌판과 야산으로 둘러싸여 농토가 풍부하여 예전부터 부유하고 살기 좋은 동네로 이름난 곳이었다.
옛 지명의 유래인 가래나무가 궁금하여 찿아봤지만 동네 어디에도 가래나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사전을 찾아보니 원래 한자 이름은 추자(楸子)로 우리나라의 약간 추운 중북부 지방에서 원래부터 자라고 있었던 토종 나무로 맛이 더 좋은 호두가 들어와 자리를 빼앗기기 전까지 가래는 고소하고 영양가 높은 간식거리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달 가산1리는 오래된 낡은 경로당을 대신해 경로당을 신축하여 쾌적한 환경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무분별하게 들어선 섬유, 가구 공장 등으로 인해 심한 악취와 소음, 폐수 폐기물 무단 소각 등으로 고통을 안고 있었다. 또한 동네 인근 경주이씨 종중 산을 개발하여 가산천이 범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주택보다 많은 공장이 개인 주택을 포위하듯 둘러싸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고 전통적인 지름길 등을 외지인과 공장주들이 통행을 방해하여 다리가 불편한 회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동네를 둘러싼 하우스 농업도 서울에서부터 밀려된 외부인들이 농사를 지을 뿐 주민들은 소규모 농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에서 가장 젊은 강영호 이장이 연로하신 노인들을 위해 행정 및 민원업무 등을 대신해주고 노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등 삼촌과 이모를 모시는 듯한 인상이 머리에 남는다.
가을걷이 끝물이라 바쁘지만, 취재를 위해 농사일을 잠시 접어두고 음료와 다과를 준비하는 등 예전에 손님을 맞이할 때 마당을 쓰는 것처럼 예를 갖추는 모습이 한분 한분 시골 이웃분들을 생각나게 한다. 모나지 않고 농부의 심성을 가진 가산1리 경로당 회원들의 모습, 수줍은 새색시처럼 미소만 지어 주는 모습, 달빛 아래 수줍게 숨어 있는 달맞이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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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1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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