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칼럼] 1909년 10월 26일 09시 30분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일본에서도 이등박문(伊藤博文. 이토 히로부미)의 죄악을 교육할 때 진정한 한일 관계 개선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국주의 침략의 선봉이었던 그가 이웃 나라에 얼마나 큰 씻지 못할 아픔을 줬는지도 성찰하는 역사교육이 일본에서도 펼쳐 져야 할 때다. 그래야 일본도 발전한다.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30분 중국 하얼빈역 프렛홈에 벨기에산 권총 브라우닝 1900의 총성 3발이 울려 퍼졌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겸 특파독립군사령관인 안중근의 이름으로 이등박문을 처단하여 목숨을 거두었다.

위대한 그날의 역사를 백화통신은 이렇게 기록했다. "위대한 정치가,위대한 심장, 69년간 잠시 쉴틈도 없이 신일본 경영과 동양평화를 위해 힘차게 고동쳐온 위대한 심장은 이제 홀연히 이역의 첫눈 내리는 아침에 그 박동을 영원히 멈추었도다” 거의 모든 언론들은 입을 모아 이등박문의 죽음이 일본의 손실일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손실이라고 아첨을 떨었다.

반면 오사카 곳케이 신문은 이렇게 썼다. "그의 죽음은 세계의 대손실은 커녕 일본의 작은 손실도 주지 않았다. 비명의 죽음에 동정을 보내고 죽은자를 애석해하는 것이 인정이니 우리들도 이를 비난하지는 않지만, 그 정도를 넘어 광적으로 애석해하는 것은 대반대다" 라고 했다.

한 해 뒤인 1910년 8월 29일 일제는 우리 나라를 식민지로 집어 삼켰다.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감격에 겨워 이등박문의 죽음을 단가 두 수를 지었다. "누가 총으로 나를 쏘았으면 좋겠다. 이토공처럼. 진짜 대장부답게 죽어보일 것이다." "그러하오만, 당신같이. 장열한 죽음을. 내 또래 청년들은 모두들 원한다오."

그만이 아니었다. 그때 일본 사람들의 뇌리에 이등박문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으로 아로새겨졌다. 그러나 우리의 안중근의사는 옥중에서 쓴 자서전에서 일본의 15가지 죄악상을 이렇게 기록 하였다. "1,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 2,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3,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 4,조선의 정치권을 장악한 죄, 5,조선의 군대를 해산시킨 죄, 6,경제를 착취한 죄. 7,교육과 언론을 탄압한 죄, 8,동양평화를 파괴한 죄, 9,문화를 말살한 죄,

10,국민을 억압하고 학살한 죄, 11,토지와 자원을 강탈한 죄, 12,정신을 황페시킨 죄, 13,국민을 강제로 노역시키고 착취한 죄, 14,일본의 우월성을 강요한 죄, 15,외교적으로 조선을 고립시킨 죄" 등 안중근의사가 밝힌 15가지 죄악상이 잘 말해주듯.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인의 가슴속에는 이등박문은 침략의 원흉으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1963년에서 84년까지 통용된 천 앤권 지페의 초상인물이었던 이등박문은 오늘도 일본인의 가슴속에 근대국가 건설의 주역으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하는 한·일국민들의 역사 기역이 화해하기 위한 징검다리의 첫 번째 디딤돌이 놓아 져야 할 때이다. 그 디딤돌이 조선침략을 뉘우치는 바른 역사교육이다.

그래야 한·미·일이 연합하여 북·중·러를 막아낼 수 있다.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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