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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
| '결혼한 자식은 그냥 남이다' 생각하고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는 젊은이의 글을 읽었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결혼해서 외국에 사는데요. 저희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 생각하면 귀국은 커녕 한국을 방문조차 하기가 싫어진답니다. 매주 의무적으로 계속 전화하고 무슨 행사때마다 챙겨야 하고 온갖 잔소리와 참견을 들어야합니다. 외국인들은 안그렇습니다.
궁금해도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묻지 않는게 예의이고 서로의 사생활을 지켜주는게 기본인데 우리나라는 왜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이렇게 부담을 주고 숨막히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휴가도 같이 가야한다고 합니다. (같이가면 며느리는 휴가가 아니죠).
외국 사니까 오롯이 우리끼리만 평온한 주말을 보내고 매일 저녁을 함께하고 이런 것들이 제일 행복한 순간들인데 한국에 가면 너무 프라이버시가 없어질거 같아요. 남편도 귀국하게 되면 저녁시간 함께하는게 훨씬 힘들어질거 같고요.(온갖 회식 술자리 만남등) 그래서 저는 귀국하게 되는 것이 너무 걱정이고 스트레스에요. 시부모님 일년에 한번 한달씩 우리집에 와 계시는 것도 제가 후유증이 엄청 크고 완전히 회복이 되지도 않는거 같거든요.
저희 옆집에 사는 백인가족은 아주 가끔 다른 도시에서 시부모님 오시는데 딱 하루나 이틀 그것도 호텔에서 주무시고 낮에만 집에 잠깐 들리고 다음날 아침엔 식당에서 만나서 다같이 브런치 먹더라고요. 이렇게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우리나라도 바뀌어야 된다고 봐요. 그럼 아마 젊은사람들 스트레스도 훨씬 줄어들 거에요.
저희부부가 정말 안싸우고 행복하게 잘 지내는데 유일하게 예민해지고 부부사이가 불안할때가 한국 방문했을때와 부모님이 여기 오셨을 때에요. 이렇게 자식들을 힘들게하면 결국 부모를 멀리하고만 싶고 겉으로는 잘하려고 해도 속마음은 너무 불편하고 계속 싫어질수 밖에 없답니다.]
아 그러시군요. 우리장년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자식과 부모도 어느 정도의 거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은 태양이고 부모는 해바라기입니다. 젊은이들의 논리대로 부모가 자식을 낳은것이기 때문에 자식에겐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게 맞습니다. 부모가 자식 가지고 싶어서 낳은것 맞습니다.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입장이 부모입니다. 때문에 자식에게 서운할것도 재산가지고 들었다 놨다 할것도 없습니다. 주고 싶으면 댓가없이 줘야지 내가 이만큼 줬는데 너희들은 왜 효도가 없냐는 식은 요즘 세대의 자식들에겐 안통합니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고 감사할줄 안다면 가만히 있을 부모는 없을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 하지 않습니까?자식에게 정신적으로 기대기 시작하면 자식들도 힘듭니다. 경제적으로도 마찮가지구요. 독립된 인격체인 자식의 삶을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사실 부모에게 없지만, 작은 조언은 해줄수 있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늘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입니다.
그게 부모이구요. 그럼에도 아직 우리사회는 자식의 인생과 삶의 공간과 스타일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부모가 많지 않습니다. 우리 장년들도 자녀에게 상처받지 않으려면 명심해야 합니다. 나의 부족을 자식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버려야 할 마음입니다. 우리는 부모에게 받고 싶은데 못 받았던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되면 그것들을 자녀에게 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의 결핍을 자녀에게 보상해주며 그걸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죠. 그런데 왜 자녀들은 부모 마음을 모르는 걸까요? 내가 낳기는 했지만 자식은 엄연한 타인이기 때문입니다. 자식의 신체는부모가 낳은것이 맞지만 마음은 부모가 낳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나의 노력과 희생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끼십니까? 그건 바로 자식이 나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자식은 완벽한 타인이며 존재 자체로 내가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자녀에게 서운하지 않습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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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년 09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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