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07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사막에는 ‘스프링 벅(spring buck)’이란 산양이 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점점 큰 무리를 이루게 되면 아주 이상한 습성이 나온다고 합니다. 무리가 커지면 앞에 있는 양들이 풀을 먹어버리고 결국 뒤쪽에 따라가는 양들이 뜯어먹을 풀이 없게 되자 좀 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러면 다시 제일 뒤로 처진 양들은 다른 양들이 풀을 다 뜯어먹기 전에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렇게 모든 양들이 풀을 먹기위해 경쟁적으로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려고 하면 앞에 있는 양들은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내달립니다.

앞에서 뛰니 뒤에서도 따라 뛰고 그러다 보면 모두가 필사적으로 달음박질을 합니다. 결국 풀을 뜯어먹으려던 것도 잊어버리고 오로지 다른 양들보다 앞서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뛰게 됩니다. 그렇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계속뛰기만 하다가 절벽을 만나면 그대로 떨어져 모두 죽어버리고 맙니다.

우리가 사는 인간세상을 둘러봅니다. 간혹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고민없이 그저 남들처럼 되기 위해 남이 달리면 나도 앞만보고 무작정 달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삶이 다르기에 인생의 속도와 방향도 모두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남이 얼마나 잘 달리느냐?’가 아니라 ‘나는 잘가고 있는가?’입니다. 작금의 시대가 절망적이고 매우 혼란 스럽스럽다고 아우성입니다.

희망이란? 희망을 가질 때만 희망입니다. 희망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을 때만 아름답습니다. 절망과 어둠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희망을 낳습니다. 희망은 높은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했다, 잘못왔다, 괴로워 고개를 떨구고 절망하는 곳에 희망은 없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절망적인 순간에도 그래 다시한번 해보자 하고 두주먹 불끈쥐고 미래를 향해 고개를 치켜드는 사람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장났다 싶은 현실앞에서도, 꼿꼿이 고개를 들어 미래를 불 수 있는 사람에게만 희망은 보이는 것입니다.

동서남북이 모두 막혀있어도 하늘은 항상 열려있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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