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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99

꼰대란 무엇인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17일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불과 한세대 전만해도 마을의 어른은 존경의 대상이였다. 오죽하면 마을에 어르신 한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진것과 같다고 했었다. 어른들의 지혜를 존중한 말이다. 지혜는 지식과 달라서 머리로 배운 지식이 가슴으로 내려와 지혜가 되는데 평생이 걸리더라는 고백도 있다. 오늘은 젊은이들이 말하는 꼰대란 무엇인가를 말하려한다.

흔히 ‘꼰대’라고 하면 ‘자기 신념이나 생활태도를 후손( 後孫)들에게 강요하는 늙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같이 떠올리는 것이 ‘무식하고 교양 없고 신경질적인 융통성 없는 노인네’의 이미지다. 사실 이 ‘꼰대’라는 말은 그렇게 나쁜 의미와 이미지를 가진 말이 아니었다. 

원래는 사춘기의 아이들이 자기 선생님이나 아버지를 부르는 친근한 속어(은어)였다. 겉으로는 멸칭 (蔑稱)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애칭이었다. “우리집 꼰대가 서울대 갈 것 아니면 서울로 대학 갈 필요가 없다고 하네.”, “오늘 꼰대 기분이 좋은 것 같네, 월담(담 넘어 학교 밖으로 나감) 한 번 할까?”등 그 어디에도 지금의 꼰대가 지닌 나쁜 의미와 이미지가 없다. 

모르긴 해도 꼰대라는 말에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기 시작한 것은 X세대의 등장 이후부터인 것 같다. X세대라는 말은 그들이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다는 것에서 붙여진 말이다. X에는 ‘모르겠다’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지금의 40대들이 성인이 되면서부터 우리 사회는 세대 분열이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도 M이니 Z니 해서 계속 세대 분열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자기들끼리도(우리 꼰대가 보면 다 같아 보인다) “재들하고는 대화가 안 된다”라는 말을 예사로 내뱉는다. 심지어 직장내에서도 그런 말이 나도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40대 후반과 40대 초반, 30대 후반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세대 분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끼리들만 식사도 같이하러 다니곤 했다. 40대 후반이나 오십대 초반이 꼰대 취급을 받는 것도 종종 보았다. 재미있는 세상이다.

꼰대에도 두 부류가 있다. 진(眞)꼰대와 가(假)꼰대가 그것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구시대의 가치관을 신봉한다는 것이고 이 둘의 상이점은 전자가 유식자고 후자가 무식자라는 것이다. 진꼰대는 일단 아는 게 많다. 교양이 풍부하다. 자신의 가치관을 합리화하는 이성적인 논리체계가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다. 가꼰대들이 분노와 질시에 기반한 감정적 대처를 자주 하는 것에 비해서(태극기나 성조기, 혹은 이른바 국뽕을 자극하는 출간물 같은 외부적 상징들을 애용한다.) 이들 진꼰대들은 자신의 지식을 기반으로 한 치밀한 논리적 대처에 능숙하다. 그래서 겉으로는 온화한 미소와 나지막한 어조를 내보이지만 안으로는 강철같은 단호함과 냉철함을 숨겨둘 때가 많다.

그걸 모르고 섣불리 덤비던 상대방들은 불식간에 나타나는 난데없는 그 강철같은 신념앞에서 속수무책, 난공불락의 나발론 요새를 절감하곤 한다. 다행히 꼰대라는 말을 그렇게 자주 듣지는 않는다. 내가 해본 일 안에서 설명과 주장을 펼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자기합리화를 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언행일치의 노력, 자기실현의 노력을 보여 온 결과가 아닌가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물론 속 깊은 자기도취고 나르시시즘일 수도 있음을 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영화 <명량>을 보면 선조가 이순신 장군에게 면사첩(免死帖)을 내리는 장면이 있다. ‘사형은 면케 해 주마’라는 뜻이다. 죽을죄를 지은 대죄인이지만 너의 전공이 워낙 가상해서 죽음만은 면하게 해 주마라는 뜻이다.

역사적 진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그 어이없는 광경을 보면서 후손된 입장에서 선조의 그 꼰대스러움에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그 시대에는 그 시대의 윤리가 있고 우리 시대에는 우리 시대의 윤리가 있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기반성이 우선이다. 그것 없이 남을, 다른 세대를 탓하는 것은 자신이 꼰대라는 것을 만방에 알리는 꼴에 불과하다. 우선은, 역지사지(易地思之)도 모르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모르는 게 바로 꼰대라는 걸 아는 게 ‘면꼰대첩’을 받는 선결과제(先決課題)이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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