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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五蠹(다섯 좀벌레)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2월 07일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오두(五蠹)란 ‘다섯 좀벌레’란 뜻이다. 나라를 갉아먹어 황폐하게 만드는 다섯 부류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한비자(韓非子) ‘오두’ 편에 나온다. 인의도덕의 정치를 주장하는 유가(儒家), 세객(說客)과 종횡가(縱橫家), 사사로운 무력으로 나라 질서를 해치는 유협(游俠), 공권력에 의지해 병역이나 조세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권문귀족(權門貴族), 농민들의 이익을 빼앗는 상공인(商工人)을 말한다. 

요즘 식으로 바꿔 말하면 1)최측근 간신, 2)어용 지식인, 3)혹세무민 일삼는 궤변가, 4)사이비 시민단체, 5)경제 범죄자들이다. 중국 전국시대 난세의 치국 원리를 밝힌 한비자는 이 ‘다섯 좀벌레’가 나라를 무너트린다고 경고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폭풍우를 버티지만 좀먹은 나무는 작은 바람에도 넘어간다. 내우외환에도 리더의 영(令)이 서지 않을 때 나라는 위태롭다.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신상필벌(信賞必罰)을 피한다면 국가라는 나무는 좀먹게 된다. 나라를 안에서 무너트리는 이들 사회적 좀벌레를 퇴치해야 국가 파멸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이 고군분투(孤軍奮鬪)해도 민심이 요동치는 것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신음하는 국민 마음을 달래기는커녕 잇따른 망언으로 공분(公憤)을 사기 때문이다. 한비자의 신랄한 표현으론 ‘환어자’(患御者)라는 ‘사회적 좀벌레’다. 최측근 간신이란 말이다.
 
한비자는 고대 인물이지만 그의 오두론은 시대와 이념을 넘어선 통찰(洞察)을 보여준다. 한비자가 가장 준엄(俊嚴)한 어조로 꾸짖는 사회적 해충의 두 부류는 ‘어용학자’와 ‘언고자(言古者)’다. 어용 지식인과 당파적 변론가다. 좌우 진영에 두루 퍼져 있는 학자와 언고자는 양심적 지식인이자 전문가임을 내세워 입만 열면 정의와 도덕, 역사와 국민을 외치지만 기실 사욕에 눈먼 권력 추구(追求)의 달인들이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논리를 뒤집고 혹세무민을 일삼는 궤변가(詭辯家)들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땀 흘리고 희생하는 공적 윤리인 한마지로(汗馬之勞)는 딴 나라 이야기다. 디지털 정보 혁명과 범람(氾濫)하는 SNS가 어용(御用) 지식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가치 집단으로 위장한 사이비 학자와 지식인들의 이권 집단이 대선 불복에 앞장서면서 나라를 심리적 내전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대검자’(帶劍者)는 협객(俠客)인 척 정의를 외치지만 도당(徒黨)을 만들어 힘으로 세상을 어지럽혀 나라를 좀먹는다. 이는 다중(多衆)의 위력으로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떼법으로 집단 이익을 관철(貫徹)하는 오늘의 노조나 사이비 시민 단체를 지칭(指稱)하는 것으로 재해석된다.
 
나아가 ‘상공지민’(商工之民)이라는 좀벌레는 권력 실세인 환어자와 결탁(結託)한 경제 범죄자들로 해석할 수 있다. 권력과 유착(癒着)한 사기 행위로 서민들의 돈을 가로채는 모리배들이 전형적 사례다. 결국 간신, 어용 지식인과 궤변가, 사이비 정치 단체와 경제 범죄자들을 가리켜 나라를 좀먹는 5대 해충이라고 질타(叱咤)한다. 오두론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권력 비판이자 시대를 초월한 부패 고발장이다.

경제 위기와 전쟁의 먹구름만이 나라를 흔드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무능과 정치권의 음모를 부추겨 국가를 안에서부터 무너트리는 사회적 좀벌레들이 더욱 치명적이다. 나라를 좀먹는 해충을 퇴치하지 않고선 국가의 파멸을 피할 수 없다. 인간의 죽음을 정치 무기화해서 정적을 찌르는 흉기로 사용하려는 유혹은 사람을 정치적 야수(野獸)로 만든다. 대형 참사라는 불상사(不祥事)를 인륜적 비극으로 몰고 가려는 책략가들은 국가를 좀먹는 오두들이다.
 
한비는 이러한 다섯 좀벌레를 법의 힘으로 없애야 나라를 강하고 부유하게 다스릴 수 있다고 주장(主張)한다. 군주는 그 시대와 상황에 알맞은 방식으로 정치를 해야만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는 경고(警告)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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