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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정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논란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13일
 
ⓒ 포천신문  
요즘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해 극심한 환멸을 느끼고 있다. 여당이 중심이 되어 전문학자들이 아닌 정치적인 장관들이 갑자기 역사에 대한 해석을 자의적으로 재해석을 함으로써 국민들이 공유하는 역사적 상식을 전복하려고 한다. 

이것은 학문적으로 무도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학문적으로 정착된 이론들을 바꾸려면 정치인이 아닌 전문학자들이 충분한 자료제시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학회를 통해 발표해야 한다. 그런데 역사에 대해 비전문가인 정치가가 홍범도 장군에 대한 항일독립투쟁의 공로를 평가절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와 보훈부가 홍장군의 해방 이전 소련 공산당 입당과 자유시 참변에 대한 불확실한 개입을 비판하며 육사에 세워진 흉상을 이전하고 전함 홍범도호의 명칭을 바꾸겠다고 나서고 있다. 역사는 좌우를 떠나 민족공동체적 관점에서 국가와 민족의 공동선을 위해 집약한 사실적 기록이다. 그렇다고 역사를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허위적으로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세계사적 관점에 반하고 자국민 중심의 허구로 전락함으로써 최소한의 보편성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적 가해 사실에 대한 불인정 등이 그런 범주에 들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는 독일과 판이하며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아야 한다. 독일은 나치의 파시즘에 의한 파괴와 살육 등의 전쟁범죄에 대해 철저한 사죄와 인정을 함으로써 피해 국가의 진정한 신뢰를 받은 바 있다.
 
한민족은 지정학적 이유로 외침을 자주 받았지만 기적적으로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한민족이 가장 극심하게 외침을 받고 주권을 빼앗긴 사건은 바로 일본에 의한 한일합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로부터 문화를 전수받았던 일본에게 오히려 36년간이란 긴 세월을 식민지배를 받았다. 이 사건은 한국인이 일제의 노예로 전락했던 치욕적인 역사였다. 

한국인들은 징병, 징용, 위안부 차출 등으로 인간 이하의 고통을 받았을 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인 침탈과 착취를 당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일본은 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서 인정이나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한일협정으로 모든 보상이 끝났다며 피해자 개개인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일제에 의한 한국인의 피해는 한반도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일본 본토에서 관동대지진 동안 일본 군경이나 일본인들에게 무자비하게 살해된 한인이 무려 6000여명에 이르렀다. 또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으로 수만의 한인들이 희생된 바 있다. 그들은 일제의 징용으로 끌려가 노동자로 일하다 피폭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일본은 그들의 희생에 대해서도 마땅한 보상이 없었으며 임금을 착취한 한인에 대해서도 사과와 보상을 거부하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그들이 해야 할 보상을 한국 기업들이 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보상책을 주장하는 철면피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한일 간의 불평등하고 몰염치한 외교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일제에 대항하여 투쟁하여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에게 모욕적인 역사 왜곡을 시도하는 것은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일제에 의한 한민족의 희생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단지 이념의 차이로 발생한 동족상잔의 육이오 전쟁으로 생긴 북한에 대한 증오심만이 역사의식 속에 남아있다고 본다. 

특히 그들이 육사 교정에 세우겠다는 인물로 백선엽 장군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만주사관학교를 나와 간도특설대에 들어가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독립군을 토벌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게다가 그는 창씨개명을 하면서 윤봉길 의사가 척살한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개명했다는 기록이 최근에 발견되었다. 이것은 그의 친일적 사고를 입증하고 부족함이 없다.
 
현정부는 왜 홍범도 장군의 전력을 들먹이면서 최악의 친일전력을 가진 백선엽 장군의 반민족적 경력을 거론하지 않는 것인가. 또한 공산주의 경력이 문제가 된다면 그들은 왜 박정희의 남로당 가입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는가. 이념에 대한 선택적 적용은 역사의 보편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당시 독립운동과 공산주의의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 당신 일제는 만주사변과 상하이사변을 일으켜 아시아 전체를 식민지화하려는 야욕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제는 한반도를 그들의 병참기지화하고 한국인을 징용과 징병을 통해 희생물로 전락시켰다.
 
이런 세계사적 맥락에서 독립운동가들은 제국주의 정책의 첨단에 서있던 미국, 영국, 프랑스보다 소련이 조선의 독립에 더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본다. 그래서 그들은 독립운동의 한 방편으로 공산주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볼쉐비키가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는 해방 이전이며 한반도에 어떤 이데올로기가 적절한지에 대한 헌법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이전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역사적 진실은 백선엽이 간도특설대에서 독립군을 토벌하고 있을 때 홍범도 장군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쳐 투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독립정신을 토대로 수립되었고 국군은 간도특설대가 아닌 신흥무관학교의 역사를 이어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독립운동의 중심에 섰던 영웅이 바로 홍범도 장군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정근/ 문학박사, 황야문학 주간, 작가,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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