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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오자지가(五子之歌)와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11일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우선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부터 설명해야겠다. 여기서 ‘錯’은 ‘어긋날 착’으로 훈독하는데 ‘措(둘 조)’와 모양이 비슷하여 통용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諸’는 ‘제’가 아닌 ‘저’로 읽으며 ‘지어(之於)’의 줄임말로서 ‘…에(於) 그것(之)을’이라는 뜻이다. 

노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어떻게 해야 백성이 잘 복종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곧음을 굽음의 위에 두면 백성이 복종하고, 굽음을 곧음의 위에 두면 백성이 불복합니다”라고 답하였다. 정직(正直)함이 사악(邪惡)함을 이기는 정치라야 백성이 복종한다는 것을 천명(闡明)한 말이다.
 
사악함을 이기는 정치, 사악함을 이기는 나라여야 국민이 희망을 갖고 바르게 산다는 말이다. 더 이상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상식(常識)이 통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한때 반국가·반민족행위자가 오히려 애국·애족지사를 억압(抑壓)하고 민주세력을 박해(迫害)한 굴곡(屈曲)의 역사를 이어왔다. 

곧음과 굽음이 뒤바뀐 상황에 불복하는 마음이 쌓이고 쌓여 국민이 투쟁에 나섬으로써 마침내 민주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아직도 불행했던 시절의 후유증(後遺症)으로 정치권이 분열되어 불신(不信)이 횡행(橫行)하는 세월을 살고 있다.
 
어찌해야 하는가? 위정자(爲政者)들이 잘해야 한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백성은 가까이할 수 있지만 얕잡아 보면 안 된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해진다(民可近 不可下 民惟邦本 本固邦寧).” 오자지가에 나오는 경구(警句)이다. 정치는 항상 부흥(復興)·복고(復古)를 꿈꾼다.

성군인 우왕이 세운 하(夏)나라는 손자인 태강(太康)이 망친다. 요임금의 신하였던 후예(後羿)가 쫓아냈다. 태강의 다섯 동생이 탄핵당한 군주를 꾸짖은 노래 ‘오자지가(五子之歌)’가 [상서(尙書)]에 전한다. 백성이 굳건해야 나라가 안녕하다는 첫째 동생의 노래는 민본정치의 뿌리가 됐다.
 
둘째는 왕의 욕심을 꾸짖었다. 셋째는 “오늘 왕도를 잃고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혀 끝내 멸망하는구나”라며 한탄했다. 넷째는 천하의 군주였던 할아버지가 만든 법규와 경제를 거덜 낸 태강을 비난했다. 다섯째는 “(형은) 낯이 두껍고 부끄럽고 창피하다(顔厚有忸怩·안후유육니)”며 후안무치(厚顔無恥)를 탓했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 ‘하본기’에 “태강실국(太康失國·태강이 나라를 잃었다)” 네 글자로 이를 기록했다.
 
[사기] ‘혹리(酷吏)’ 열전에는 황제를 등에 업은 사법 관리가 여럿 등장한다. 어릴 적 곳간의 쥐새끼 판결문으로 이름을 떨친 장탕(張湯)이 대표적 인물이다. 범인을 알고 고발하지 않으면 같은 죄로 처벌하는 견지법(見知法)과 탈세를 고발하면 몰수액의 절반을 포상한 고민령(告緡令)을 만든 주인공이다. 

그는 오늘의 민정수석 비슷하게 황제의 친인척 비리를 다뤘다. 취조 대상이 황제가 처벌하려는 인물이면 가혹한 부하에게 석방하려는 사람이면 마음씨 좋은 부하에게 판결을 맡겼다. 급기야 장탕의 농단은 앙심을 품은 정적의 공격에 무너졌고 믿었던 황제의 사랑도 지속되지 않았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포폄(褒貶)의 명수였던 사마천은 장탕 이후 법은 조밀해졌지만 정치가 사라졌다고 한탄했다. 

오늘 우리의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역사를 돌아보자. 물론 간관(諫官)도 있었고 청백리(淸白吏)도 있었고 목민심서(牧民心書)도 있었다. 그러나 공법에 위배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명령을 내린 통치자가 얼마나 많았던가. 윗사람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간(諫)하는 관리가(官吏)가 몇이나 있었던가. 벼슬자리 떨굴까 봐 입 꼭 다물고 시키는 대로 따른 벼슬아치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아니 부당한 명령이나 법령에 불복하며 자신을 던졌던 충신이 몇이나 있었던가. “충신은 사정(私情)에 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귓전을 때리는 오늘이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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