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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임성] ˝경기북도, 나뉘면 커진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10월 11일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은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지역이다. 연천 초성리역에서 서울 도봉산역까지 불과 40km거리다. 연천은 1,000년 역사를 가진 경기도 본디 고장이다. 경기도는 고려 현종이 왕도 개성 인근에 위수지역을 설치한 것이 기원이다. 

고려때부터 지금까지 경기도인 곳은 연천과 파주뿐이다. 오리지널 경기, 진짜배기 경기가 연천이다. 경기북부 양주나 고양 의정부는 고려말 공양왕때 편입되었고, 경기도 남부는 조선개국이후 편입되었으니 말이다.

경기도 연천은 남토북수(南土北水)'의 비옥한 고장이다. 드넓은 대지 위로 북녘에서 발원한 한탄강, 임진강이 흐른다. 한탄과 임진에서 연상되듯 연천에는 한국전쟁 상흔이 남아 있다. 연천 땅 일부는 미수복지역이다. 삭녕면이 그렇다. 철책선을 지키는 2개 사단이 주둔한다. 인구는 5만명에 못미치고, 군인들을 제외한 주민 숫자는 3만명남짓이다. 그래서인지 연천에는 법원 관련 사건 사고도 별로 없다.

의정부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초기에 특이한 연천 사건을 수임한 경험이 있다. 연천 지인분 가사사건이었다. 연천은 의정부법원 관할이다. 접경지역 특성상 일부 친족이 미군을 따라 이주한 경우가 많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많이 이루어진 국제결혼의 결과다. 미국 곳곳에 거주하는 먼 친척들과 꽤 오랜 시간과 절차를 거쳐 연락이 닿았다. 

다시 상당한 시간을 들여 분쟁 대상인 집과 농토를 제3자한테 처분하여 현금 청산키로 합의되었다. 부동산 매수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시간이 또 흘렀다. 서울에서 매수하려는 분을 간신히 찾았고, 계약서를 작성키로 한 날이 다가왔다. 2014년 가을 추석무렵이었다. 2년도 더 걸린 사건을 끝낼 시점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북한군이 그해 10월 10일 연천지역으로 고성능 기관총을 발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북전단 발원지 총격 사건이다.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남북한간 총격전이 야기되었다. 북한군이 쏜 고사총탄 중 하나는 연천군 중면사무소 앞 마당에 떨어졌다. 그게 문제였다. 매도 대상인 주거지 집과 문전옥답 농지가 중면 사무소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매수하겠다던 서울 분한테 연락이 와서 없었던 일이 되었다. 다시 매수인을 찾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시간만 흘렀다. 

그러다가 북한군이 2015년 8월 21일 연천군 중면 일대에 폭격을 가했다. 서부전선 대북확성기 폭파기도 사건이다. 대포를 직접 발사하여 폭격한 것이라 상황이 심각했다. 극한대결도 예측될 정도의 위기였다. 결국 그때문에 의뢰인 부동산 매도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중면은 말이 ‘가운데 동네(중면)’이지, 휴전선 바로 밑이다. 다시 합의를 진행해서 억지로 의뢰인 가족중 한 분이 집과 땅을 떠안고 마무리했다. 이렇듯 연천 등 경기북부는 여전히 북한군 도발이 일어나는 곳이다. 휴전상태인걸 실감나게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요즘 경기도 분도 논의가 한창이다. 경기북부는 고양시 남양주시 파주시 의정부시 양주시 구리시 포천시 가평군 연천군 등 10개(인구순서) 자치단체를 포함한다. 거주인구 350만명 남짓이다. 경기북도 또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될 지역이다. 경기도 분도는 오래된 이슈다. 1987년 대선때부터 검토되었다. 1992년 YS는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었다. 그후 30년 넘게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선거때마다 빠짐없이 제시되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놀랍기는 30년 동안 공식 추진예산이 편성된 일이 없었다. 당연히 전담 인력의 배치도 없었다. 말만 풍성했었다. 2022년 6월 김동연 경기도지사께서 당선직후 20억원 관련 예산을 배정했고, 실장급 단장의 추진팀도 편성했다. 현직 도지사의 굳은 분도추진 의지가 느껴진다.

경기도 분도의 명분은 다양하다. 낙후된 북부지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균형발전론 입장이다. 수도권과 군사시설보호구역등 중첩규제를 완화하여야 소외현상 해결이 가능하다 주장한다. 중첩규제 완화론이 그것이다. 단기간 인구폭증으로 주민불편이 가중된 북부지역 근거리행정을 확보하자는 말도 있다. 주민편의 보장론의 관견이다.

경기도 남북 이질해소론도 유력하다. 경기도 남북은 한강을 중심으로 분절되어 있다. 정서가 상이하고, 생활권도 다르다. 특히 역사적으로도 다른 지역이다. 경기남부는 고려시대엔 대부분 충청도였다. 경기도청이 수원에 원래부터 있던 것도 아니다. 경기도청, 경기감영은 왕성을 보위하는 군사기지다. 경기관찰사는 수도방위사령관이다. 당연히 조선 500년간 경기감영은 한양(또는 한성)에 있었다. 

어느 시기엔 하남시 교산동(세종)이나, 포천 반월산성(광해군)에 이설되었다. 일제시대엔 경기도청이 광화문 앞 세종로(옛 의정부터)에 소재했다. 수원으로는 1967년 이전했다. 경기도청 수원 시대는 통틀어 60년 남짓이다. 연혁적으로 따지면 수원을 중심한 경기남부는 경기의 south다. 경기북부가 오리지널 경기도인 것이다.

경기북부의 가장 큰 특징은 접경지역이라는데 있다. 전체 면적의 42%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다. 국가안보의 보루다. 이곳은 안보에 특별히 희생된 지역이다. 그렇다. 이젠 그 희생에 걸맞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핵심은 행정적이고, 재정적인 지원이다. 최우선은 경기도 분도다. 특별자치도든, 평화특별도든 서둘러 경기북도를 설치해야 한다.

법적 절차면에서 경기도 분도는 간단하다. 지방자치법 제5조에 따르면, 경기북도 설치는 법률로 정하게된다. 즉 국회가 경기북부설치법을 만들면 끝난다. 지방의회 의견을 듣는 절차만 필요하다. 부결가능성이 큰(경기남부 주민들 반대) 주민투표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부디 여야 정치권의 진정성있는 조치를 요망한다.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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