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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임성] 성폭행 무고와 실형선고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13일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도도맘은 미인대회 출신의 유명 파워 블로거다. 그녀는 많은 송사 때문에 실제 이름이 김미나인게 알려졌다. 도도맘 김미나씨는 전 연인인 증권사 임원 A씨에게 2015년 11월경 강간치상 피해를 당했다는 고소장을 낸 적이 있다. 

고소장에 “A씨가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고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려 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맥주병을 들고 머리를 내리치는 상해를 가했으니, 강간상해죄로 처벌해달라”고 기재했다. 이는 강용석 변호사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도도맘은 단지 맥주병으로 맞았다고 말했을 뿐인데, 강용석 변호사가 마치 강간상해를 당한 것처럼 고소장에 기재한 것이었다. 

둘은 새로운 연인관계이기도 했다. 맥주병 폭행만으로는 합의금 많이 못받으니 강간과정에서 상해를 입은 것으로 꾸며 5억원을 받아내자고 제의했었다고 말한다. 강간상해죄는 형법 제301조에 의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이를 수사한 검사는 A에 대해 성범죄(강제추행)는 무혐의, 특수상해는 기소유예(합의) 처분하였다.

거액 합의금을 노린 은밀한 무고 의혹은 언론보도로 드러났다. 검찰은 2021년 강변호사를 무고교사로, 도도맘을 무고로 기소했다. 올해 2023년 2월 14일 서울중앙지법 양ㅇㅇ 판사는 김미나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양판사는 “(도도맘의 무고로) A가 겪었을 고통을 고려할 때 엄벌이 마땅하다”고 하면서도, “도도맘이 맥주병으로 맞아 다친 것은 사실인 점, 다행하게 검찰이 강제추행을 무혐의 처분한 점 등을 첨적했다”며 선처했다. 당시 무고 피해자 A씨는 도도맘 고소로 강간상해의 징역 5년에 처해질 커다란 위험에 빠질뻔 했다. 그럼에도 도도맘은 구속되지 않고 관대한 처벌로 끝났다.

인천지방법원의 무고 집행유예 판결 케이스도 본다. 20대 여성 K씨는 2016년 11월 경찰서 여성청소년팀에 허위의 강간 고소장을 낸 무고 혐의를 받았다. 그녀는 평소 알고 지낸 남성이 자신을 집으로 불러 3차례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촬영했으며 따귀를 때리는 등 폭행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남성과 합의하에 성관계한 것 드러났고,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들키자 거짓으로 신고한 것이 밝혀졌다. 

전형적인 회피성 무고였다. 인천지방법원 박ㅇㅇ 판사는 2018년 4월 17일 여성 K씨에게 무고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간 무고 피해자인 남성은 3회 성폭행으로 징역 3년 이상에 처해질 위험에 노출되었다. 실무에서 합의금(통상 3,000만원 이상)을 지급하고도 종종 실형선고를 받는다. 그럼에도 무고죄를 범한 여성 K씨는 선처를 받았다.

형법 제156조는 무고죄 규정이다.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자는 형법 제 156조에 따라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15,000,000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허위의 사실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꽌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이다. 무고죄의 경우 자수, 자백 특례규정이 있다. 형법 제157조, 제153조에 따르면, 무고죄를 범한 자가 미리 사전에 자신의 잘못을 자백하거나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까지 하게 된다.

지금부터 5년전인 2018년 5월 무렵 대검찰청은 문무일 검찰총장 지시로 성폭력수사매뉴얼을 개정하였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무고로 고소되는 경우 성범죄사건의 수사가 종결될때까지 무고수사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2017년경의 미투(Me too) 영향 속에서 피해자 중심주의 수사원칙을 강화하려는 조치였다.

당시 연간 성범죄 7만건 중 무고로 기소된 사건은 대략 550건(1% 미만비율)에 불과했다. 성폭력으로 고소당한 가해자가 피해자를 무고로 맞고소한 경우를 보더라도, 대부분 불기소(85% 가량)되고, 유죄판결은 6%에 불과하였다. 검찰은 성범죄 무고의 실증적 분석도 발표했다. 이는 성폭력 무고가 40%에 이른다는 식의 잘못된 풍설과 사회 일각의 공포심을 해소하려는 목적이기도 했다.

성범죄 무고의 경우 형사부 검사들이 수사능력을 발휘하는 영역이다. 고소사건을 처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무고인지를 하게된다. 형사부 검사들은 무고인지 실적에 따라 표창도 받고, 특수부나 강력부로 발탁되는 기회를 얻는다. 2018년 대검의 성범죄 무고인지 매뉴얼 개정 이후무고인지는 어려워졌고, 실적도 떨어졌다.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형사변호 실무에서 의뢰인 성범죄 사건이 가장 어렵다는걸 새삼 느낀다. 성범죄 첫 번째 증거는 검사의 공소장이고, 두 번째 증거는 피해자의 눈물이다. 그만큼 무혐의 불기소나 무죄판결을 받아내기가 힘들다. 헌법 제27조 제4항은 무죄추정 규정이다. 형사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대법원(2017도 1549) 판결을 읽어 본다.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2)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 또한 (4)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 성범죄 수사와 재판에서 만큼은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이 흐릿하다. 피해자의 진술이 거의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도 그 진술을 깨기가 쉽지않다. 강력한 유죄추정의 원칙이 작동되는게 실무 관행인 듯하다. 물론 입증되거나 확인된 것은 아니다. 로컬 일선 형사실무 변호사의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한다. 성범죄 무고의 피해자도 범죄피해자의 지위에 있다. 그럼에도 검찰 지침에 따라 수사절차가 정지된다. 이 점이 아쉽다. 억울한 성범죄자 신분에서 벗어나려면 수사와 재판을 고스란히 거쳐야하는게 유일한 방법이어서는 안된다. 무고로 맞고소를 제기하는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 무고의 무고가 된다면 그 또한 처벌하면 그만이다.

성범죄 무고 양형실무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무고 피고인들 상당수가 벌금형 아니면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다. 여러 형태의 무고중에서도 강간, 강제추행 등 성폭력 무고의 피해는 정말 심각하다. 성범죄자로 몰리면 곧바로 사회적 낙인이 찍힌 존재가 된다. 가정과 직장을 잃게 되거나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혐의를 벗어도 추락된 이미지와 훼손된 인간관계의 원상복구가 쉽지 않다.

무고죄를 저지르고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죄질이 안좋은 경우 적극적으로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 더구나 형법 제157조는 자수 자백 특례까지 규정하여 퇴로를 열어주고 있지 않은가.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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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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