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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기 칼럼] 스타가 되거나 수사를 받는 언어의 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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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생각도 없는 의지(意志)를 억지로 꾸미느라, 남의 말을 빌어 쓰려고 애쓴 흔적이 또렷하다. 한글을 제대로 배우기나 한 법대 출신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을 할 때마다 스타가 되는 사람이 있고, 글을 쓸 때마다 몸값이 올라가는 이가 있다. 어떤 초선 국회의원은 한두 번의 연설로 명성이 자자해졌다. 어떤 장관은 과거의 잘못된 언행(言行)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인사검증에서 된서리를 맞기도 한다. 철없는 연예인은 쓸데없는 말을 해서 구렁텅이에 빠지고 어떤 가수는 말 몇 마디로 국민의 우상이 된다.

그 차이는 말과 글의 힘이다. 언어에 가시가 있고 뼈가 숨어 있으며, 사랑과 존경이 배어있다.

전국 초중고 학생들에게 편지 쓰기 운동을 하는 분이 있다. 돈도 되지 않는 일을 13년째 하고 있는데, 매년 연말에 8천~1만여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초등학생들의 한 장짜리 카드에서부터 고교생의 6장짜리 편지는 물론, 소년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편지도 쌓인다. 그들의 편지를 읽다 보면 가슴이 먹먹하고 마음이 울적하다가도 너무 웃겨서 배를 잡고 웃는다. 편지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답장이라도 써 주고 싶다. 

학생들의 편지에는 학교의 수준과 담당 선생님의 지도능력이 나타나고, 그 학생 개개인 부모들의 역량이 엿보인다. 지방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서울을 동경하는 마음도 있고, 소년원을 나가면 멋진 과학자가 될 조짐도 나타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인성교육이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 본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세계가 그 사람의 세계다.” 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듣고 배운 말과 글의 세계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낸다. 온갖 추잡스런 언행으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겠다거나 고위공직자의 물망에 오르겠다고 하면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모습은 볼썽사나울 뿐만 아니라, 후배와 자녀들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염려스럽다. 

말을 예쁘게 잘 하라거나, 거짓말을 사실처럼 잘 꾸며 대라고 수사학(修辭學, rhetoric)을 배우는 게 아니다. 사실을 진실로 이야기 하고, 진실을 진정으로 전달하는 글을 쓰고 올바른 말을 하기 위해 수사학을 배우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들은 수사학과 문법학을 필수로 가르쳤다. 

최근의 정치인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쓰는 칼럼이나 기고문을 읽으면서 한심스럽게 여긴 적이 있다. 소위 서울의 교육을 대표하는 분이 쓴 글이 겨우 그 수준인가 하는 생각에 신문을 읽다가 찢어 버렸다. 기자들이 쓰는 보도자료나 전문가가 쓰는 칼럼에도 간혹 틀린 문법이나 이상한 문장이 보일 때가 있다. 억지로 꾸미느라 뜻을 바뀐 것도 모르고 글을 쓴 것 같았다. 

그래서 옛날의 어른들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몸가짐과 말, 글과 판단력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 듯하다. 뻔지르르 하게 차려 입었지만 입에서 나오는 단어에 쓴맛이 나는 고위공직자가 있고, 고급승용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인사조차 하고 싶지 않은 어른이 있다. 작은 손동작에 품위가 묻어나고, 스치는 눈빛에 인격이 배어 있다. 말과 글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홍석기 / 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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