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국회의사당과 청와대, 각 부처 장관실에서 이런 말과 욕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치인이나 지도층 인사들의 언행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회의실이나 공개장소를 막론하고, 막말의 수준을 넘어 욕설과 폭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고 있다. 특히 시민들을 우롱하고 얕보는 듯한 어조로 선동적인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는 사람들이 있다.
고대 철학자 키케로는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言)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 보라”고 했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것은 단순한 말 재주나 글 솜씨가 아니다. 말과 글에는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어휘의 양과 질을 넘어, 그가 살아 온 삶의 무게 즉, 진솔한 경험과 깊이 있는 지식, 품격 있는 교양과 폭넓은 문화, 맑고 높은 정신세계가 모두 담겨 있다. 잔머리와 가벼운 입에서 나오는 게 모두 말이 아니고, 붓 가는 대로 쓰여지는 게 글이 아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싸구려 막말을 쏟아내며, 쓰레기 같은 언사를 서슴없이 지껄이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예측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활용할 줄 안다. 직무수행 중인 업무 시간을 벗어나, 야심한 밤중이나 새벽을 택하기도 하고, 공식적인 행사장이나 회의실을 무시하고 광장이나 길거리에서 발표를 하고 성명서를 낭독한다. 바르게 살아 온 시민들은 그들의 위장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한 제스처에 대해 감동을 받고 지지를 보낸다.
둘째, 언어와 어휘의 선택에 탁월하다. 대단한 결정이나 합의도 아닌 것은 물론,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과정에 불과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극단의 선택”, “극적 타결”, “전격합의”, “일촉즉발”, “밤샘 토론”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뭔가 위대한 일을 해낸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평소에 게으르게 살아 온 사람들이 늘 허둥대고, 무능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는 특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또한 극적인 성과로 받아 들인다.
셋째, 표리가 부동(表裏不同)하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다. 정책이 수시로 달라지고, 의견의 앞과 뒤가 언제나 뒤바뀐다.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눈길이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냉소로 바뀐다. 밝은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얼굴에 분노와 무시가 비쳐질 때도 있다. “사악한 웃음을 아름다운 미소”로 위장할 줄도 안다.
끝으로, 그들 주위에는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어울려 다니며 동지애를 발휘한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돌아 선다. 동지들간의 배신을 가볍게 또는 우습게 생각하면서 수시로 사분오열(四分五裂)한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선량한 시민들이거나 멍청한 바보들은 그런 사람들의 권모술수(權謀術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수시로 속아 넘어가기도 한다. 교양 있고 수준 높은 시민이라면, 이렇게 위험한 선동가들의 가벼운 전략에 속지 않는다. 가볍고 천박한 언어를 자주 쓰는 사람들은 국민을 무시하는 거다. 백성들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면 어찌 말 한마디를 그렇게 쉽게 지껄일 수 있겠는가? 다만, 그런 걸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오히려 대단한 리더인양 착각한다면 그건 속거나 착각하는 사람의 책임이다. 결국 나라가 망하는 건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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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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