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의 국어 과정에는 발음을 할 때의 규칙들이 들어가 있다. 이것들을 ‘변동규칙’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밥만’의 경우 [밤만]이라고 읽어야 하고, 그때 적용되는 규칙을 비음화라고 얘기한다.
이러한 발음규칙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틀리지 않고, 잘 적용하여 발음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음운첨가의 경우에는 교과서에서 말하는 발음규칙과는 다르게 일반 사람들이 제각각 발음규칙을 어기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 언어 산책에서도 언급했듯이, ‘ㄴ첨가’의 경우 제각각 발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솜이불’을 ㄴ을 첨가하여 [솜니불]이라고 발음해야 올바른데, 대부분 [소미불]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구개음화라는 규칙이 있다. ‘밭이’는 구개음화를 적용하여 [바치]로 발음해야 하는데, 이를 확대 적용한 경우로 ‘밭에’까지 [바체]로 또는 아예 구개음화와는 무관하게 [바세]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잘못된 변동규칙에 대한 이해는 많은 발음의 오류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연음법칙이라는 규칙은 상당히 쉬운듯 하나, 많이 틀리는 규칙 가운데 하나이다. 이것도 전문 용어를 사용하자면, 음절의 끝소리규칙을 잘못 적용하여 벌어지는 결과가 될 것이다. ‘닭이/닭을’의 경우 [달기/달글]이라고 발음해야 옳으나, 대부분 [다기/다글]로 잘못 발음한다. ‘부엌에’는 연음법칙으로 그냥 [부어케]라고 발음해야 옳으나, 음절의 끝소리규칙을 잘못 적용하여 [부어게]로 발음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어떠한 것이 맞는지, 헷갈리는 발음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선, 요일을 생각해보자 ‘월요일/화요일/수요일/목요일/금요일/토요일/일요일’의 경우 대부분 [워료일/화요일/수요일/모교일/그묘일/토요일/이료일]로 발음한다. 그런데 과연 맞는 발음일까? [월료일]로 발음하게 되면, 다른 요일들도 모두 [화요일/수요일/몽뇨일/금뇨일/토요일/일료일]로 발음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한편 숫자가 들어가면 좀더 난해해 진다. ‘6·25전쟁’은 [유기오 전쟁]인가 [융니오 전쟁]인가? 요즘 심지어는 희한한 발음들이 난무한다. ‘못살아’를 [몯싸라]로 발음해야 하는데, 일부 [몬사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필자는 향후 변동규칙의 실제 실현율을 알아보려고 한다. 라보프라는 사회언어학자는 이러한 현상들을 억지로 규범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한다. 물론 사회언어학자이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놔두다가는 어떠한 발음이 올바른 발음인지를 모르고, 표준발음이 사라져 버리는 시대가 오고 말 것만 같다.
맑고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과거 변동규칙을 발견하신 주시경 선생님께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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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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