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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영웅(英雄)과 희생양(犧牲羊)

희생양을 만드는 나라가 될 것인가?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8년 05월 17일
 
ⓒ 포천신문  
영웅(英雄)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英은 의미요소로 풀의 뜻인 艹와 발음요소인 央(앙)이 더해진 글자로 ‘꽃’의 뜻을 나타낸다. ‘빼어나다’, ‘꽃답다’의 뜻은 파생되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꽃은 피우되 열매를 맺지 않는 것[艸榮而不實者]’이라 하였다. 雄은 의미요소로 새의 뜻인 隹(추)와 발음요소인 肱(굉)의 생략체인 宏(굉)이 더해진 글자로 힘이 센 새라는 데서 ‘수새’의 뜻을 나타낸다. ‘수컷’, ‘굳세다’, ‘뛰어나다’의 뜻은 파생되었다. 설문해자에서는 ‘새의 수컷[鳥父也]’이라 하였다. 군웅(群雄)은 ‘여기저기서 일어난 영웅들’의 뜻이다.

희생양(犧牲羊)에서 犧는 牛(우)와 羲(희)가 더해진 글자로 ‘산 제물인 소’의 뜻을 나타낸다. 牲은 牛(우)와 生(생)이 더해진 글자로 산 채로 신에게 바치는 가축 곧 ‘산 제물’의 뜻으로 쓰인다. 기를 때는 畜(축)이라 하고 제사에 쓸 때는 牲(생)이라고 한다. 특생(特牲)은 본래 ‘종묘 등의 제사에 쓰는 가축’으로 보통 소[牛]를 사용하는데 양[羊]으로 대신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희생양은 ‘제사에 희생된 양’의 뜻으로 양이 소 대신 바쳐진 것처럼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써 일하거나 죽는 것을 의미한다. 요즈음에는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쓴 피해자’의 의미로 쓰이며 ‘속죄양(贖罪羊)’이라고도 부른다.

설문해자에서 보듯이 영웅은 ‘꽃은 피우되 열매를 맺지 않는 것[艸榮而不實者]’이다. 몸과 맘을 바칠 뿐 보답을 생각지 않는 것이다. 보답을 생각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뛰어드는 것이다. 무조건 뛰어드는 것이다. 그것이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우러나왔든 즉흥적(卽興的)인 충동(衝動)에서 우러나왔든 관계치 않고 뛰어드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엉금엉금 기어 우물가로 가는데 그냥 보고만 있을 사람이 있겠는가? 기차가 달려오는데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그냥 보고만 있겠는가? 아니다. 그래서 초영이불실자(艸榮而不實者)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영웅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사람들이다. 인간애(humanism)로 뭉친 사람들이다. 최근 8명의 사상자를 낸 싸우스웨스트 항공기 사고 이후 미국 사회의 반응이 흥미롭다. 언론들은 3만 피트 약 9100m 상공에서 엔진 폭발에도 침착하게 착륙시킨 여성 조종사의 ‘강철 담력’을 일제히 극찬했다. 고장 난 여객기를 강물에 비상 착륙시킨 설리 셀런버그에 비유했다. 지난 2월엔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 난사 때 몸으로 총알을 막은 체육교사를 온 나라가 추모했다. 또 지난해 12월 뉴멕시코주 고교 총격사건에선 교실 문을 가구로 막아 범인을 차단한 74세 할머니 교사가 널리 소개됐다.

미국사회에선 이런 사람들을 영웅으로 부각시킨다. 2001년 9.11테러 때 2687명을 살리고 정작 본인은 목숨을 잃은 모건스탠리의 보안책임자 릭 레스콜라를 세계적인 위인으로 치켜세웠다. 테러 희생자 수천 명보다 진화구조에서 숨진 경찰관 소방관을 ‘영웅’으로 예우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미국과는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예고된 인재(人災)’, 책임자 처벌 요구 등으로 난리가 난다. 언론은 ‘희생양’ 찾기에 혈안(血眼)이고 관료들은 납작 엎드릴 뿐 씨스템 개선은 뒷전이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잊지 않겠다”면서 구조하다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이들은 기억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원인에 관계없이 재난 사고를 촌락 공동체의 질서를 깬 것으로 간주(看做)해 누군가의 대가를 요구했다. 게다가 왕들은 영웅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과 수많은 의병장(義兵將)의 비참한 말로가 그 증거다. 지금도 공(功)보다 과(過)만 부각시켜 영웅을 끝내 ‘일그러진 영웅’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지? 우리 모두 성찰해야 한다. 영웅이 아니라 희생양을 만드는 사회는 선도지향(先導指向) 사회가 아니다. 영웅을 만드는 나라가 될 것인가? 희생양을 만드는 나라가 될 것인가? 우리가 풀어야 할 명제(命題)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8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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