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마다 자기네의 독특한 문화와 멋을 찾고 자랑으로 여긴다. 멋은 갑자기 만들어질 수가 없기 때문에 또한 쉽게 바꾸어지는 거도 아니다. 따라서 역사가 오랜 민족일수록 풍기는 멋도 뚜렷하다. 영국이나 스페인이나 중국인의 멋이 뚜렷한데 비해 미국인의 멋이 애매한 것은 전통과 멋이 정비례함을 말해주는 좋은 예이다.
우리의 멋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소박(素朴)함이란 표현을 써본다. 소박이 뭐냐고 물으면 그것 역시 대답하는 사람에 따라 수없이 많은 해설이 나오겠지만 은근함과 구수함을 자랑하고 싶다. 이 두 가지가 모두 외국어로는 옮기기 힘든 한국말들이다.
은근함은 따뜻함이 깔려 있는 조용함이다. 화술(話術)에 능하고 대화에 재치 있는 것이 사교에 도움이 되지만 말은 많지 않아도 은근한 멋을 풍겨주는 사람이 매력 있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무조건 활발한 사람을 내세우는데 그것은 한국의 멋이 산업 사회의 기계화 문명 속에 가리워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잇다.
온화한 마음, 진실한 행동, 정직한 생활이 은근함을 만든다. 그런 사람과는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끌어당기는 멋이 있는 것이다.
구수함은 꾸밈없는 텁텁함이다. 그것은 숭늉의 맛 같다. 숭늉의 맛은 한국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모른다. 짜릿한 코카콜라 맛도 아니고 달콤한 포도주의 맛도 아니다. 만일 외국인이 숭늉을 마시면 전연 맛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숭늉의 구수함은 가공(加工)되지 않은 맛이다. 사람도 구수한 사람은 꾸며지거나 위장(僞裝)되지 않은 사람이다. 실수도 솔직하게 하고 자랑할만한 일도 그다지 광고하지 않으며 있는대로 내놓는 사람은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아니오와 예를 분명히 하는 사람이 아닐까 성서는 우리에게 이런 말씀으로 교훈 하신다. 마태복음5장37절에서“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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