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동시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는 당신의 시가 되고
당신은 내 드라마의 멋진 주연 배우가 되리라 마음먹고 무대에 올랐다.
부부란 정반대의 성격이 만나서 맞추다 맞추다가
서로 마음이 딱 맞으면 죽는 거라나...
15년 살았는데 포천은 나의 전적지가 되었다.
가는 곳마다 싸웠던 지난날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부족함을 채워 주려 하기보다 서로 탓하기만 했던 것이다.
TV에서보면 넉넉지 못한 형편은 사랑을 꽃피우고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세상살이의 배경이 되던데...
예쁜 얼굴도 아니요 멋진 말솜씨나 여자의 기교도 아니요
순전히 진심 어린 마음만으로 당신사랑을 얻을 수 있는
그 드라마의 여주인공이고 싶다.
나도 이젠 자존심 때문에 명분 없이 싸웠던 지난날을
연습이라 말하고 사랑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그리하여 먼 훗날 이곳에서 지난날 속삭이던 사랑의 노래를
추억해야 하지 않을까?
또 쓸데없는 자존심이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아직 연극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