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 의해서 창조된 인간이 도대체 어디까지 타락할 것인가. 그리고 신은 돈에 의해서 타락한 인간은 이제 신보다 더 "금"을 숭상하는 지경에 이른 인간을 어디까지 두고 볼 것인가. 다시 한 번 노아의 홍수로 인간을 정화하기 위해서 더 큰 벌을 준비하고 있단 말인가. 타이몬이 발견한 아테네 사회의 타락상은 극도에 달해있다. 그는 신에게 외친다. "아, 신들이여! 왜 이런 일을? 도대체 왜 이런 일을? 그래. 이것이면 그대 곁에서 그대를 섬기는 사제와 시종들도 빼앗을 것이고, 아직 기력이 왕성한 자의 머리 밑에서 베개를 빼내서 운명을 재촉할 것이다. ""
요즈음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고위관직의 재산증식의 모습을 시민의 입장에서 접하면서 한숨이 절로 난다. 국민들은 피땀 흘려 일하여 세금을 내서 국가의 운영의 밑거름이 되는데 국민의 공복이라는 사람들은 국민들에게 위임받은 자리를 이용해서 재산증식에 힘을 썼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그들이 앞으로 다가올 FTA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많은 실업자들이 할 일없이 백수가 되어 좌절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분명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될 것이다. 고래로 청렴결백한 관리를 높이 칭송하는 이유도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 돈을 멀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세상을 움직이고 세상 사람들의 능력의 척도가 된다. 자신의 인격이 학문이나 도덕성에 있다고 믿고 돈을 멀리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현실성이 뒤떨어진 무능력자로 몰아서 소외를 당하기 일쑤다. 사람의 속성이란 남 앞에서 뽐내고 싶고, 남이 누리는 행복을 질투하고 자신도 세속의 행복의 대열에 합류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리라. 남이 들고 있는 명품을 따라서 소유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가짜 명품이라도 가졌다고 보이고 싶어한다. 이런 현상이 바로 자본주의 속물성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가 인류의 행복증진에 있어서 공산주의를 능가하고 결국 우위적 이데올로기로 입증되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주의가 수단으로 하고 있는 돈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가 빌 게이츠를 존경하는 것은 그의 돈의 크기가 아니라 그의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가를 알기 때문이다. 인류의 공통의 문제인 빈곤이나 환경파괴, 난민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참하는 기부자들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돈이 가지는 부정적인 영향이나 속성을 극복하는 것을 보여주기에 가능하다.
셰익스피어는 『아테네의 타이몬』에서 돈의 극악한 속성과 이로 인한 인간의 타락에 대해서 한탄한다. 돈은 인간의 가치를 전도하고 왜곡시켜버린다. 인간이 지금까지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가치들이 돈의 마술적 힘에 의해서 인간의 도덕성을 잴 수 있는 척도마저 상실해버리는 것이다. 돈에 의해서 배신과 협잡, 아첨과 굴종을 일삼는 아테네 시민들에 염증을 느끼고 숲으로 은둔한 타이몬은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많은 금이면 검은 것을 희게, 추한 것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른 것도 옳은 것으로, 천한 것도 귀한 것으로, 늙은 것도 젊은 것으로, 비겁한 것도 용감하게 만든다." 타이몬은 자신이 흥청망청 돈을 쓸 때는 밀물처럼 몰려와 자신에게 아첨했던 친구들이 그가 돈이 떨어져 위기에 처하고 도움을 청하자 등을 돌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인간의 가장 추한 면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충격으로 인해서 친구들을 좋아하고 잔치를 베풀었던 낙관적인 인간예찬론자에서 가장 비관적인 인간 혐오자로 바뀌고 만 것이다.
신에 의해서 창조된 인간이 도대체 어디까지 타락할 것인가. 그리고 신은 돈에 의해서 타락한 인간은 이제 신보다 더 "금"을 숭상하는 지경에 이른 인간을 어디까지 두고 볼 것인가. 다시 한 번 노아의 홍수로 인간을 정화하기 위해서 더 큰 벌을 준비하고 있단 말인가. 타이몬이 발견한 아테네 사회의 타락상은 극도에 달해있다. 그는 신에게 외친다. "아, 신들이여! 왜 이런 일을? 도대체 왜 이런 일을? 그래. 이것이면 그대 곁에서 그대를 섬기는 사제와 시종들도 빼앗을 것이고, 아직 기력이 왕성한 자의 머리 밑에서 베개를 빼내서 운명을 재촉할 것이다. 이 누런 노예는 종파도 이합집산하게 하고, 저주받은 자도 축복해 주고, 하얗게 딱지가 내려앉은 문둥이도 존경받게 해주며, 도둑들도 등용하던 의원들과 한자리에 앉아서 아랫것들의 인사를 받으며 특권을 누릴 지위를 부여해 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낡아빠진 과부라도 재혼할 수 있게 해주는 그것이다." 그야말로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낙원의 비젼은 이런 혼돈과 타락상에 불과 한지도 모른다. 도둑과 의원들이 마주 앉아서 국민들의 혈세를 함부로 난도질하는 모습을 타이몬은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의 고관들은 황희정승 같은 청렴함을 배우기 보다는 자본주의의 미덕이라는 명목으로 지위를 이용해서 축재에 힘썼다면 국민들은 용서치 않을 것이며, 역사는 결코 이런 인물들을 존경은커녕 엄격한 심판대에서 그들을 치죄할 것이다. 한국의 고관대작들이여, 타이몬의 저주를 가슴에 새기고,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할 것을 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