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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최호열] ​팜파스그라스의 고백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03일
 
   < 민헌(民獻) 최호열 시인 >
 
​은빛 억새라 부르셔도 좋습니다
갈대의 흔들림이라 여겨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시선이 잠시 머물 수만 있다면
이름을 바꾼들 무엇이 아쉬겠습니까.

​남쪽 나라의 따스한 바람을 품고 건너와
가을의 문턱, 구월과 시월이 오면
나는 하늘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거대한 깃털의 붓을 들어 올립니다.

​산등성이를 수놓는 억새의 고결함도
강변을 감싸 안는 갈대의 깊은 침묵도 아닌,
하늘을 향해 피워 올린 풍성한 솜사탕처럼
나는 나만의 계절을 화려하게 노래합니다.

​억새보다 웅장하고 갈대보다 담대한
은빛과 금빛, 솜털 깃발을 높이 들고
지나가는 이들의 마음속에
가장 눈부신 가을 한 조각을 선물합니다.

​모르면 억새라 부르고 갈대라 스쳐 지나쳐도
파란 하늘 아래 당당히 서서
온몸으로 가을의 풍요를 감싸 안는 식물,

​아는 이만이 알아채고 탄성을 지르는
나는 계절의 화려한 파수꾼,
팜파스그라스입니다.

2026년 10월 01일

지은이ㅣ민헌(民獻) 최호열 시인

① <가을빛 대화>
​드높고 청명한 맑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팜파스그라스 두 그루가 서로 다른 자태를 뽐내며 우뚝 서 있습니다. 왼편의 솜사탕처럼 하얗게 펼쳐진 이삭과 오른편의 촛대처럼 정돈된 금빛 이삭이 대비를 이루며, 마치 푸른 도화지 위에 가을의 풍요로움을 그려 넣는 거대한 붓을 떠올리게 합니다.

② <햇살 품은 가을 숲>
눈부신 가을 햇살을 받으며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팜파스그라스 무리의 웅장한 풍경입니다. 하늘 높이 치솟은 은빛·금빛 꽃이삭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억새나 갈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특유의 풍성함과 담대한 생동감을 전해줍니다.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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