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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영 / 동두천시 노인대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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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계절의 옷깃이 여며지는 10월, 문득 길가에 들꽃을 바라보다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자극과 변화를 찾곤 합니다. 더 나은 내일, 더 화려한 풍경, 더 신선한 기쁨을 찾아 매일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하지만 수많은 길을 돌아 결국 깨닫게 되는 삶의 진실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감사(感謝)라는 것은 새로운 대상을 찾아내는 기술이 아니라, 이미 내 곁에 숨 쉬고 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의 회복이기 때문입니다.
아침마다 어김없이 창가를 비추는 햇살을 떠올려 보세요. 값을 요구하지도 않고, 단 한 번도 지각하는 법 없이 내 방 안 깊숙이 스며드는 그 빛은 사실 매일 반복되는 우주의 거대한 기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햇살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깁니다. "오늘도 아침이 왔구나"라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감사함은 묻혀버립니다.
가족과 친구의 안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퇴근후 걸려 온 어머니의 전화 한 통, "밥은 먹었냐"는 친구의 투박한 문자 한 줄. 우리는 종종 그것을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바쁘다'는 핑계로 쉽게 미루거나 무덤덤하게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나의 안부를 물어오는 목소리 뒤에는 나를 향한 누군가의 지극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 지극한 관심이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슬픔을 생각한다면, 지금 내 곁에서 전하는 소소한 안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안전장치이자 축복입니다.
우리가 가장 쉽게 잊고 사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친 세상의 풍파 속에서 남들의 시선과 기준에 맞추느라 고단했던 하루, 수많은 오해와 갈등을 견뎌내며 오늘을 버텨낸 나의 발걸음을 우리는 얼마나 진심으로 보듬어 주었을까요. 잘해내지 못했다고 자책하기에 바빴지, 이 거친 하루를 무사히 견뎌내어 준 내 몸과 마음에게 고생했다고, 대견하다고 다독여준 적은 참으로 드뭅니다.
감사(感謝)는 '눈'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세상의 풍경이 바뀌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온기를 담을 때 비로소 평범했던 일상은 감동으로 바뀌게 됩니다.늘 그 자리에 있어 무감각해졌던 풍경들이, 실은 내 삶을 지탱해 주고 있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우리의 일상은 충만해집니다.
새로운 한 달, 10월이 찾아왔습니다. 결실을 맺는 이 풍요로운 가을의 들녘처럼, 우리 마음의 들녘도 묵묵히 우리곁을 지켜준 익숙한 존재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넬 때입니다. 오늘은, 매일 보던 가족의 손을 가만히 잡아보거나, 오랜 친구에게 차분한 마음으로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거울 속에지진 고단했던 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따뜻하게 속삭여 주는 것입니다.
"늘 나랑 함께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 이 작고 진심 어린 한마디가 우리 삶의 얼어붙은 구석을 녹이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석처럼 반짝이게 만드는 가장 힘 있는 마법이 될 것입니다.
< 김남영 / 동두천시 노인대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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