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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분노한 2030청년, 대한민국은 그들의 절규에 답하라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10일
 
        <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리스트 >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20대와 30대가 지금 거대한 분노의 파도 앞에 서 있다. 올림픽공원을 가득 메운 그들의 외침은 단순한 일회성 시위가 아니다. 이는 수년간 켜켜이 쌓여온 불신과 좌절, 그리고 '공정'이라는 가치가 무너진 사회를 향한 처절한 경고장이다. 취업의 문턱은 좁아지고, 내 집 마련의 꿈은 신기루가 되었으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참정권마저 위협받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의 희망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지금 우리는 왜 청년들이 분노하는지, 그리고 왜 이 국가가 그들의 절규에 응답해야 하는지 냉철하게 성찰해야 한다.

​1. 취업과 결혼, 생존을 위한 투쟁이 된 삶

​청년들에게 취업은 단순한 소득 창출의 수단이 아니라, 성인으로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통로다. 그러나 지금의 노동시장은 '공정한 경쟁'이라는 명제에서 멀어져 있다. 부모의 배경이 곧 스펙이 되는 '부의 대물림'과 구조적 불평등은 청년들에게 출발선부터 다른 경기를 강요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얻지 못하면 결혼과 출산은 사치품이 된다. 사회학적으로 결혼과 출산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전제로 하는데, 오늘날 청년들에게 미래는 희망의 영역이 아닌 '버텨내야 할 재난'의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다.

​2. 아파트, 꿈을 앗아간 박탈감의 상징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 폭등은 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를 완전히 걷어차 버렸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수도권의 작은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 힘든 현실은 청년들에게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암묵적 계약을 파기했다. 이것은 단순한 부동산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노력의 가치가 상실되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의 발현이다. 부동산 자산이 계급을 결정하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스스로를 '무주택자'라는 낙인이 찍힌 하급 시민으로 느끼며, 이는 곧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으로 이어진다.

​3. 참정권의 훼손 - 민주주의의 위기

​무엇보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청년들의 인내심을 한계치로 몰아넣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참정권은 국민의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투표를 하러 간 청년들에게 "용지가 없다"며 발길을 돌리게 한 것은, 국가가 청년들의 의사를 공적인 영역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다가왔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를 넘어, 기성세대가 구축한 시스템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다는 오만한 태도로 비춰졌다.

​4. 기성세대와 정치권의 책임 - 공정한 운동장을 보장하라

​​이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청년들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미래를 열어주어야 할 기성세대와 정치권에 있다.

​​첫째, 기성세대는 '꼰대'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우리는 청년들에게 "노력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들이 노력할 수 있는 공정한 운동장을 마련해 주었는가?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거나, 미래 세대의 비용을 현재의 복지로 전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둘째, 정치권은 청년 정책을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 전락시켰다. 청년들의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노동 개혁, 부동산 정책, 그리고 행정 투명성 제고를 외면한 채,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방관하는 비겁한 태도를 보였다. 정책의 수혜자가 정책의 설계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청년 소외 현상'은 반드시 타파되어야 한다.

​5. 다시, 희망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제언

​대한민국의 분노한 청년들은 파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공정하게 경쟁하고, 땀 흘린 만큼 보상받으며,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

​첫째,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고, 채용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평가를 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부동산 시장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가 청년 세대에게 건네야 할 최소한의 안심이다.

​셋째, 정치적 민주주의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 투표소의 행정은 민주주의의 기초다. 단 한 표의 행사도 소홀히 하지 않는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민의 참정권을 완벽히 보장해야 한다.

​​청년의 분노는 국가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불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을 바로잡으라는 정의의 횃불이다. 우리가 이 횃불을 끄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횃불을 길잡이 삼아, 세대 간의 갈등을 넘어 청년이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새로운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

​지금 올림픽공원의 그 함성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찾아달라는 절규이다. 기성세대와 정치권은 이 절규를 뼈저리게 새겨야 한다. 청년이 떠난 나라에 미래는 없다. 지금 당장 그들의 목소리를 실질적인 정책으로 전환하는 대담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응답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어른들의 책무이자, 우리 대한민국이 존속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2026년 7월 10일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리스트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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