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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대한민국 축구, `해체`라는 초강수로 완전히 다시 시작하라

- ​국민의 분노가 가리키는 곳은 축구협회의 해체와 근본적인 재건이다 -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03일
 
         <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리스트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대한민국 축구의 현주소는 참담하다. 세계 축구의 흐름은 더욱 정교해지고 시스템화되고 있는데, 우리 축구 행정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카르텔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라는 낡은 틀에 갇혀 있다. 이번 탈락은 단순히 선수들의 경기력 부재나 감독의 전술 실패라는 단편적인 이유로 치부될 일이 아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KFA)라는 거대 조직이 쌓아온 고질적인 적폐가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터져 나온, 예견된 참사다.

1. 폐쇄적인 카르텔, 축구 발전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

대한민국 축구협회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적 의사결정'이 사라진 폐쇄적 카르텔 운영이다. 정몽규 회장의 장기집권은 축구 행정을 사유화하고, 견제와 균형이라는 조직의 기본 원칙을 무너뜨렸다. 전문성보다는 연고와 인맥에 의존한 인사가 반복되면서, 현장의 목소리는 행정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행정의 명령은 현장과 괴리된 채 겉돌았다.

정부의 막대한 예산 지원을 받는 공적인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은 특정 인맥이 주도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실력 위주의 공정한 평가와 선발 시스템은 실종되었고, '아는 선수 챙기기'라는 전근대적인 행태가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반복되었다. 이러한 '카르텔 축구'는 결국 투명성을 저해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축구계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축구협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쌓여온 국민적 불신은 이번 월드컵 탈락으로 인해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2. 고비용 저효율, 시스템 축구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고비용 저효율'의 방만한 구조를 버리고, '저비용 고효율'의 효율적인 시스템 축구로 나아가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보여주었던 것은 단순히 전술적인 탁월함이 아니라, '실력 위주'라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 시스템이었다. 그는 학연과 지연, 과거의 명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현재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발굴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히딩크식 원칙의 재정립이다. 감독 선임 과정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전력강화위원회와 같은 의사결정 기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완전히 보장받아야 한다. 또한, 협회장 선거 제도를 포함한 거버넌스 전면 개혁을 통해 선거인단의 대표성을 확대하고,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의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3. 다시, 세계적 모범 선진 축구협회로

이번 북중미 월드컵 탈락은 대한민국 축구에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단순히 홍명보 감독이나 정몽규 회장 개인의 퇴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축구협회의 운영 구조와 문화 자체를 해체하고 새로 쌓아야 한다.

첫째, 인적 쇄신을 넘어선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 축구 행정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이 아니라 현장을 지원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전문성이다.

둘째, 감독 선임 절차를 시스템화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정인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전문 위원회의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셋째, 유소년 육성부터 프로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철학을 가진 '한국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일본 축구가 보여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지표다.

이제 대한민국 축구는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거나 현재의 비참함에 좌절할 시간이 없다. 국민의 세금과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유지되는 대한축구협회가 그 본질을 잊는다면,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 우리는 '실력 있는 사람이 기회를 얻고, 정직한 행정이 뒷받침되는' 당연하고도 위대한 축구 생태계를 원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금 당장 국민 앞에서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백지상태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만이 32강 탈락이라는 뼈아픈 패배를 대한민국 축구 재도약의 밑거름으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해체와 재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실력으로 경쟁하는 대한민국 축구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것이 지금 국민들이 축구협회에 보내는 준엄한 명령이자 마지막 기대다.

2026년 7월 3일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리스트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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