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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92

​분노의 돌덩이를 내려놓는 지혜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2일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캐나다 원주민들에게는 오랜 세월 내려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기묘한 곰 사냥법이 있다고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커다란 돌덩이에 달콤한 꿀을 듬뿍 바른 뒤, 단단한 나뭇가지에 밧줄로 매달아 놓는 것이 전부입니다.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다가온 곰은 그것을 횡재라 생각하고 덥석 잡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돌덩이를 건드리게 되고, 매달려 있던 돌덩이는 시계추 처럼 허공을 가르며 곰의 머리를 때립니다. 불시에 일격을 당한 곰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게 감히 나를 때려? 본때를 보여주마!’ 하며 더 큰 힘으로 돌덩이를 후려칩니다.

​하지만 곰이 돌덩이를 세게 때리면 때릴수록, 돌덩이는 정확히 그만큼의 더 큰 반동과 무게로 돌아와 곰을 받아버립니다. 곰은 이 폭력의 악순환을 중단할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오직 눈앞의 상대를 꺾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겠다는 일념으로 분노를 증폭시킵니다. 마침내 피투성이가 되어 나가떨어질 때까지, 자신을 때리고 있는 그 강력한 펀치가, 결국 자기 자신이 휘두른 분노의 크기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미련한 곰의 이야기는 단순히 곰의 일화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복잡하고 거친 ‘세상사’의 거울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매일 삶의 도처에서 꿀 바른 돌덩이를 만납니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시기심일 수도 있고, 내 뜻대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과한 욕심일 수도 있으며,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자존심 싸움일 수도 있습니다.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우리는 너무나 쉽게 분노라는 발길질을 시작합니다.

​"네가 감히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어디 한번 당해봐라."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던진 말과 행동은, 이내 세상이라는 밧줄을 타고 더 큰 날카로움이 되어 내 가슴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러면 우리는 또다시 눈이 멀어 더 강한 분노를 쏟아붓습니다. 가만히 멈춰 서서 선후관계를 따져보거나 밧줄을 끊어낼 생각은 하지 못한 채, 그저 '저 돌덩이를 부수겠다'며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드는 진흙탕 싸움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이 사회의 수많은 갈등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분노의 반동'에 부딪혀 스스로 멍들고 있습니까.

​곰이 그 무서운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저 욕망을 내려놓고 돌덩이를 때리던 손을 멈춘 채, 가만히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기만 하면 됩니다. 내가 멈추면, 나를 위협하며 매섭게 날아오던 돌덩이도 이내 허공에서 중심을 잡고 고요하게 멈추어 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양의 옛 현인들은 '나를 이기는 것이 진정한 강함 자승자강(自勝者强)'이라고 하며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삶의 넉넉함을 강조했습니다. 삶이 나를 향해 거친 주먹을 날린다고 느껴질 때, 잠시 숨을 고르고 내 손을 먼저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내가 먼저 세상이라는 돌덩이를 향해 분노의 주먹을 내뻗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나를 치는 분노의 부메랑을 멈추는 힘은 결국 내 안에 있습니다. 이제부터,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꿀 바른 돌덩이를 향해 치켜들었던 주먹을 슬며시 내려놓고, 따뜻한 응시로 스스로를 돌보는 평온한 일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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