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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정영옥] 산맥을 잇는다는 것은 사람을 잇는 일이다

– 한민족 백두대간 잇기 대토론회를 바라보며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28일
 
ⓒ 포천신문  
8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반도는 분단되어 있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끊어진 것은 사람의 마음이었고, 그 다음은 길이었으며, 결국 산줄기까지 경계가 되었다.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민족 백두대간 잇기 대토론회’ 포스터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포스터 속 한반도는 거대한 산맥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었다. 백두에서 지리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단순한 산의 연결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이었고, 민족의 기억이었으며, 자연과 사람의 숨결이었다.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통일’보다 ‘잇기’였다. 우리는 늘 큰 정치의 언어로 세상을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실제 삶은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연결에서 시작된다.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 숲과 길, 기억과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일. 그것이 결국 공동체를 살리는 힘이 된다.

백두대간은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다.
한반도의 생태축이며, 문화의 흐름이고, 오래전 사람들의 삶이 지나간 길이다. 산맥은 강을 만들고, 강은 마을을 만들었으며, 마을은 다시 문화를 만들었다. 결국 산줄기를 잇는다는 것은 사람의 삶을 다시 연결하는 일과 닿아 있다.

특히 포천은 이 의미를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도시다.
포천은 한북정맥과 DMZ의 흐름 속에 놓여 있으며, 군사와 생태, 이동과 경계가 함께 공존하는 지역이다. 지나가는 도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이야기와 흐름이 겹쳐진 땅이다.

그래서 지금 포천에 필요한 것은 단순 개발만이 아니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인지도 모른다. 자연을 어떻게 잇고,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며, 다음 세대에게 어떤 도시의 기억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산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끊어진 산줄기는 시대의 상처를 오래 기억한다.
이번 토론회가 단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생태와 문화,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다시 이어보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포천 또한 사람 냄새 나는 이음의 도시로 함께 서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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