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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87

초발심(初發心)의 기적,우리가 매일 새로 태어나는 이유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26일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봄빛이 완연한 이 계절, 거리마다 색색의 연등이 불을 밝힙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이맘때면 거리는 화려해지지만, 정작 우리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바쁜 일상, 끝없는 경쟁, 그리고 나이 한 살 더 먹어감에 따라 깊어지는 삶의 무게 속에서 우리는 종종 길을 잃기 때문입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금주산의 금용사를 찾아 법당 기둥에 쓰여진 화엄경에 나오는 ‘발심변성정각(發心便成正覺)’, 즉 ‘처음으로 발심했을 때가 곧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때’라는 글을 보고 왔습니다.

​"처음으로 발심했을 때 곧 깨달음을 얻어,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을 알고, 지혜의 몸을 갖추어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깨우친다." ​이 거창하고도 오묘한 불교의 가르침은, 사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처음 마음을 먹는다는 것의 위대함
​우리는 흔히 '깨달음'이나 '성공'을 기나긴 고행 끝에 도달하는 먼 미래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처음 마음을 내는 그 찰나의 순간'에 이미 완벽한 깨달음의 씨앗이 완성되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지독한 게으름을 깨고 '내일부터는 다르게 살아야지' 하며 새벽 알람을 맞추는 순간, ​누군가를 향한 미움을 내려놓고 '먼저 용서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웃을 보며 '작은 도움이라도 주어야겠다'며 손을 내미는 순간.

​그 '처음 마음을 먹는 순간(初發心)' 에 우리는 이미 어둠을 걷어내고 세상의 진실한 성품을 바라보는 지혜를 갖추게 됩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기에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내 삶의 주인으로서 우뚝 서는 순간인 것입니다.

​초심(初心)을 잃지 않는다면, 매일이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그러나 세상사가 늘 그렇듯, 가장 어려운 것은 그 '처음의 마음'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첫 출근날의 설렘, 첫사랑의 애틋함, 첫 사업을 시작할 때의 결연함은 시간이 지나며 익숙함과 타성에 젖어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마음의 불이 꺼지면, 우리는 다시 남의 시선에 흔들리고 세상의 잣대에 나를 맞추며 방황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기린다는 것은, 단지 하루 쉬어가는 공휴일을 즐기거나 연등 아래서 복을 비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내 안의 '초발심'을 다시 깨우는 날이어야 합니다. ​내가 처음 품었던 순수한 열정, 세상을 향했던 따뜻한 자비심을 기억해 낸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스스로 지혜의 몸을 갖춘 당당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 마음속의 등불을 켜며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거리에 켜진 연등을 바라보며, 내 마음의 어둠을 밝힐 등불도 함께 켜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마음을 내고 있는가?"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이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겠다는 마음, 내 삶을 조금 더 사랑하겠다는 그 작은 '초발심'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온전한 지혜의 길로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 마음을 냈을 때 곧 깨달음을 얻는다는 그 신비로운 기적이, 오늘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의 일상 위에도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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