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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정영옥] 머리의 속도와 마음의 온도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13일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우리는 지금 ‘소유의 시대’를 지나 ‘접속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동차를 사기보다 호출하고, 책을 소장하기보다 구독하며, 사람들은 물건보다 경험을 소비한다. 이제 경제는 공장에서 극장으로, 생산에서 체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이를 『소유의 종말』에서 예견했다.

문제는 속도다. 기술은 너무 빠르게 인간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데, 인간의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머리는 연결되었지만 마음은 고립되는 시대. 이것이 오늘 우리가 마주한 가장 깊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AI는 인간의 생각을 대신 정리해주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과 감정까지 분석한다. 정보는 넘치지만 관계는 얕아지고, 접속은 많아졌지만 신뢰는 약해진다. 사람들은 서로를 만나기보다 ‘반응’하고, 기다리기보다 ‘즉시 결정’하려 한다. 속도는 효율이 되었지만, 효율이 반드시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판단력이 아니라 ‘머리와 마음으로 하는 의사결정’이다. 머리는 방향을 정한다. 그러나 마음은 이유를 묻는다. 머리는 “가능한가?”를 계산하지만, 마음은 “그것이 사람을 살리는가?”를 묻는다.

오늘의 사회는 빠른 선택을 요구한다. 그러나 공동체는 빠른 선택보다 깊은 신뢰 위에서 유지된다. 기업도, 도시도, 교육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잃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특히 지방도시는 더욱 그렇다. 사람을 숫자로만 보면 청년은 빠져나가고, 노인은 소외되며, 지역은 통로가 된다. 그러나 사람의 시간을 존중하는 도시는 머무는 도시가 된다.

포천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 위에 서 있다. 단순히 개발 속도를 경쟁할 것인가, 아니면 사람의 온도를 지키는 도시가 될 것인가. 빠른 길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길은 함께 걸어야 생긴다. 최근 나는 한 사람을 만났다. 이상하게도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했다.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마음으로 듣게 되었으며, 그 이후에야 비로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논리로 사람을 판단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인간은 마음의 결에서 먼저 움직이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설명보다 온도로 기억된다. 가까이 다가오지 않아도, 큰 말을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한 사람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있다.

그 마음의 결을 표현하자면 나는 두 단어를 조용히 고백하고 싶다. 인자함. 그리고 사모함.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마음 깊은 곳에서 존중하게 되는 마음. 빠르게 소비되지 않는 감정. 이 시대가 잃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의 마지막 온기 같은 것. 머리의 속도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온도는 사람을 바꾼다. 결국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의 수준만이 아니라, 사람을 향해 얼마나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가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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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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