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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85

묻습니다. 내 안의 '의(義)'는 칼날인가요? 아니면 등불인가요?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12일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각자의 '정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터와 같습니다. 저마다 정의의 깃발을 높이 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역설적으로 세상은 더 혼탁해져만 갑니다. 우리가 그토록 부르짖는 '옳을 의(義)' 자에 대해 다시금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많은 이들이 '의(義)'를 "내가 옳다"는 확신으로만 여깁니다. 그러나 성찰 없는 확신은 정의가 아니라 위험한 아집이 되기 쉽습니다. 나의 옳음이 타인을 베는 칼날이 될 때, 그것은 이미 의로움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진정한 '의'는 내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를 고민하는 '절제의 마음'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한 편의 시에 담아 보았습니다.

​의(義), 멈추어 서서 묻다

​옳음의 숲이 깊어질수록

내 목소리만 산맥을 울릴 때

한 번쯤 발길을 멈추고

발아래 낮은 풀꽃의 이름을 묻는다

​나의 의(義)가 누군가에게 눈물이 되고

나의 곧음이 누군가에게 흉터가 되지는 않았는지

​진실로 의롭다는 것은

칼을 높이 드는 기개가 아니라

서로의 빈터를 채우는 온기이며

타인의 고통 앞에 나를 먼저 비추는

서늘한 거울 하나 가슴에 품는 일이다

​성찰이 배제된 정의는 폭력이다

​한자의 구성을 보면 '의(義)'는 '양 양(羊)' 자 아래 '나 아(我)' 자가 더해진 형상입니다. 이는 신 앞에 나를 제물로 바치듯, 자신의 욕망과 고집을 내려놓는 숭고한 행위를 상징합니다. 즉, 스스로를 옳다 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것, 그것이 바로 진짜 '의'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이제 "누가 더 옳은가"를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신 "우리는 어떻게 함께 올바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내 주장이 공동체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혹시 나의 정의가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진정한 의로움은 타인을 향한 손가락질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엄격한 시선에서 완성됩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상대를 압도하는 강한 '의'가 아니라, 나를 낮추고 공존을 모색하는 부드러운 '의'입니다. 오늘, 여러의 가슴 속에는 어떤 '의'가 숨 쉬고 있습니까?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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