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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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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 5월입니다. 담장마다 붉게 피어난 장미가 계절의 깊이를 더해가고, 산과 들은 어느새 짙은 초록으로 물들어 생명력을 뽐냅니다. 만물이 저마다의 빛깔을 내뿜는 이 찬란한 계절에, 우리는 다시 한번 '가족'이라는 소중한 존재를 마음 깊이 새겨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굽이진 세월의 파도를 함께 넘으며 서로의 닮은꼴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모습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한 부부가 남긴 삶의 지혜를 통해, 진정한 부부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인내를 넘어 이해로 가는 길 흔히들 부부 사이를 '참고 사는 사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부부라는 인연은 단순히 참아내는 인내의 과정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이해의 여정'이었습니다. 미워지는 날보다 서운한 날이 더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서운함조차 결국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우리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부부(夫婦)라는 이름의 숲 처음엔 서로 다른 산자락에서 자라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나무였습니다 때로는 거센 바람에 가지가 엉키고 가문 날에는 서로의 수분을 탐내기도 했지만 모진 비바람 함께 맞으며 뿌리를 내렸습니다 세월이라는 나이테가 겹겹이 쌓여 이제는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사이 내 잎사귀가 시들면 당신이 볕을 내어주고 당신 줄기가 휠까 봐 내가 어깨를 맞댑니다 숲이 깊어진 후에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우리가 나란히 서 있는 이 시간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울창한 기적이었음을
말 한마디의 따스함,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위로 살다 보면 모진 비바람에 마음이 꺾일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재물이 아니었습니다. 지친 어깨를 토닥이며 건넨 "고생했어"라는 말 한마디, 그 따뜻한 진심이 서린 말 한마디에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은 봄눈 녹듯 풀리곤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저 내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 손을 잡고 나란히 길을 걸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었는지를 말입니다. 이제는 구태여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느껴지는 경지에 이릅니다.
함께한 세월, 그 위대한 선물 인생의 황혼에서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은 마치 잘 익은 과실과 같습니다. 화려한 꽃 시절은 지났을지라도, 그 안에는 함께 울고 웃으며 쌓아온 시간이 단단한 씨앗처럼 박혀 있습니다.
"오래 함께한 자체가 서로에게 가장 큰 선물이었다." 이 말처럼 위대한 고백이 또 있을까요? 거창한 미래를 약속하기보다 오늘 하루도 내 곁을 지켜준 배우자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시작입니다.
이번 가정의 달에는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한번 꼬옥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직이 속삭여보십시오. "지금까지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당신이 있어 참 든든하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이 길 위에, 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의 향기가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서로의 그늘이 되어준 이 세상 모든 부부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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