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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82

오래 함께한 시간, 그 자체가 서로에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30일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가정의 달 5월입니다. 담장마다 붉게 피어난 장미가 계절의 깊이를 더해가고, 산과 들은 어느새 짙은 초록으로 물들어 생명력을 뽐냅니다. 만물이 저마다의 빛깔을 내뿜는 이 찬란한 계절에, 우리는 다시 한번 '가족'이라는 소중한 존재를 마음 깊이 새겨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굽이진 세월의 파도를 함께 넘으며 서로의 닮은꼴이 되어버린 두 사람의 모습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한 부부가 남긴 삶의 지혜를 통해, 진정한 부부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인내를 넘어 이해로 가는 길
​흔히들 부부 사이를 '참고 사는 사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부부라는 인연은 단순히 참아내는 인내의 과정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이해의 여정'이었습니다. 미워지는 날보다 서운한 날이 더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서운함조차 결국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우리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부부(夫婦)라는 이름의 숲
​처음엔 서로 다른 산자락에서 자라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나무였습니다
​때로는 거센 바람에 가지가 엉키고
가문 날에는 서로의 수분을 탐내기도 했지만
모진 비바람 함께 맞으며 뿌리를 내렸습니다
​세월이라는 나이테가 겹겹이 쌓여
이제는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사이
내 잎사귀가 시들면 당신이 볕을 내어주고
당신 줄기가 휠까 봐 내가 어깨를 맞댑니다
​숲이 깊어진 후에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우리가 나란히 서 있는 이 시간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울창한 기적이었음을

​말 한마디의 따스함,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위로
​살다 보면 모진 비바람에 마음이 꺾일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재물이 아니었습니다. 지친 어깨를 토닥이며 건넨 "고생했어"라는 말 한마디, 그 따뜻한 진심이 서린 말 한마디에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은 봄눈 녹듯 풀리곤 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저 내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 손을 잡고 나란히 길을 걸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었는지를 말입니다. 이제는 구태여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느껴지는 경지에 이릅니다.

​함께한 세월, 그 위대한 선물
​인생의 황혼에서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은 마치 잘 익은 과실과 같습니다. 화려한 꽃 시절은 지났을지라도, 그 안에는 함께 울고 웃으며 쌓아온 시간이 단단한 씨앗처럼 박혀 있습니다.

​"오래 함께한 자체가 서로에게 가장 큰 선물이었다."
​이 말처럼 위대한 고백이 또 있을까요? 거창한 미래를 약속하기보다 오늘 하루도 내 곁을 지켜준 배우자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시작입니다.

​이번 가정의 달에는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한번 꼬옥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직이 속삭여보십시오. "지금까지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당신이 있어 참 든든하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이 길 위에, 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의 향기가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서로의 그늘이 되어준 이 세상 모든 부부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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