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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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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는 두 종류의 질문이 존재한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과 아무리 머리를 맞대도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이다. 학교에서는 전자를 맞히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지만, 정작 삶의 결정적인 순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후자의 얼굴을 하고 우리를 찾아온다. 사랑을 지키는 법, 이별을 견디는 법, 흔들리는 생계 앞에서 존엄을 지키는 법.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는 진짜 인생의 숙제들은 언제나 '답이 없는 쪽'에 놓여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발을 멈춘다. 확신이라는 안전장치가 없으면 한 발짝도 내딛기 두려운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길을 잃어보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람의 진짜 밑천과 본모습은 바로 그 '답이 없을 때' 드러난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도 계속 걸음을 옮기는지, 아니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누군가 지도를 가져다주길 기다리는지. 그 선택이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이라는 문체를 결정짓는다.
나는 그동안 답이 보이지 않을 때 그냥 움직이기로 했다. 때로는 내가 가고 있는 이 방향이 완전히 틀려 보일 때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바닥을 쳐서 신발 끈을 묶는 손이 떨릴 때도 있다. 그런 날이면 나는 마음속으로 읊조리던 시 한 편을 꺼내어 본다.
길을 묻는 이에게
정답이 꽃길이라 누가 말하던가
안개 자욱한 새벽길을 홀로 지팡이 짚고 나서는 마음
가보지 않은 길은 언제나 오답 같아라 막막함에 발등이 젖고
틀린 길을 돌아와 숨을 고를 때 비로소 발바닥에 새겨지는 굳은살
그것이 내가 쓴 유일한 문장이었네 서두르지 마라, 멈추지만 마라
정답은 목적지의 이정표가 아니라 굽이굽이 돌아오며 젖어버린
그대의 등 뒤에 햇살로 피어나는 것
정답이란 가만히 서서 머릿속으로 계산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였다. 길은 걷는 자의 발바닥 아래에서 비로소 만들어지며, 정답은 저 멀리 목적지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나온 궤적 그 자체가 답이 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막막한 세월이었다. 남들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데 나만 구부러진 길을 돌고 도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실제로 나는 자주 틀렸고, 기껏 간 길을 한참이나 되돌아오기도 했다. 효율을 중시하는 세상의 잣대로 보면 나의 여정은 오답투성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구불구불한 길 위에서 나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그냥, 그게 전부였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증명은 화려한 결과물이 아니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다음 한 발을 내디뎠다는 사실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오답' 같았던 시간들이 나를 배신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길을 잘못 들었기에 만날 수 있었던 풍경이 있었고, 돌아왔기에 다질 수 있었던 마음의 근육이 있었다. 단지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을 뿐이다. 세상이 말하는 속도에 맞추느라 허겁지겁 남의 답지를 베껴 썼다면 절대 알지 못했을 단단한 평온이 그 길 끝에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답이 없는 질문 앞에서 서성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 길이 맞을까?" "내 노력이 헛수고가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했으면 한다. 틀려도 괜찮고 돌아가도 상관없다. 확신이 없어도 움직이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삶은 정답을 맞히는 시험지가 아니라, 나만의 길을 그려 나가는 백지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당신이 걷는 그 모든 길은 결국 정답이 된다. 가다 보면 반드시 답은 보이기 마련이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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