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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최호열] 북한강 벚꽃 터널에서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13일
 
                 < 지은이 | 민헌 최호열 시인 >
 
강은 말을 아끼고
산은 숨을 고르며
저녁의 빛은 서서히
꽃 위에 내려앉는다

​청평에서 서종까지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 따라
하늘은 끝내 자리를 내어주고
연분홍이 세상을 대신 덮는다

​이 길, 꽃이 길이 되고
길이 곧 하늘이 되는 순간
나는 그 안을 지나며
봄의 중심을 통과한다

​십 리, 또 십 리
꽃바람이 어깨를 스치고
차창을 두드리는 꽃잎 하나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된다

​강물은 흐르기를 잠시 잊고
꽃빛을 품은 채 고요히 눕고
산은 그 곁에서 묵묵히 서서
이 장관의 증인이 된다

​세상에 길은 많다지만
이처럼 하늘을 열고
이처럼 마음을 열어
사람을 멈추게 하는 길이 또 있을까

​남쪽 바다의 진해가 화사하다면
이곳은 장엄하여
꽃과 강과 산이
하나의 숨결로 이어진다

​지나던 사람들
하나둘 발걸음을 늦추고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봄을 마주 선다

​나는 이 길을
영상으로, 기억으로, 마음으로 담아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다
“이 봄을 놓치지 말라”고

​오늘의 이 벚꽃 터널이
단지 한 계절의 풍경이 아니라
우리의 내일을 밝히는
조용한 빛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다시, 이 길을 지난다
꽃잎 하나 가슴에 담고

2026년 4월 10일

지은이 | 민헌 최호열 시인
 
< 경기 북부지역인 청평-IC구간의 북한강 벚꽃길 광경 >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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