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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영옥] 도시는 어떻게 사람을 머물게 하는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07일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포천의 인구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어떻게 하면 인구를 늘릴 수 있을까.” 일자리 유치, 산업단지 조성, 교통 인프라 확대, 주거단지 개발 등 다양한 해법이 제시된다.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논의는 분명 필요하다. 산업과 교통, 교육과 의료 같은 기반 시설은 도시 성장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도시의 흐름을 보면 하나의 변화가 보인다. 과거에는 기업과 산업이 도시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사람이 머물고 싶어 하는 도시가 기업을 끌어들이는 시대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혁신 도시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먼저 대학과 연구 환경, 문화와 생활 여건이 형성되고 그 위에 사람과 아이디어가 모인다. 그리고 그 토대 위에서 산업이 성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Silicon Valley이다. 이곳 역시 거대한 산업단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대학과 연구자, 창업가들이 만든 생태계 위에서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며 성장했다.

도시는 단순히 인구 숫자나 주거 규모만으로 경쟁력을 갖지 않는다.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하는 도시에는 몇 가지 공통된 조건이 있다.

첫째, 삶의 리듬이 있는 도시다.
동네 도서관, 작은 공연장, 생활 속 문화 활동처럼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도시다.

둘째, 교육과 돌봄이 안정적인 도시다.
아이를 키우는 세대가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과 지역 공동체의 돌봄 체계는 인구 유출을 막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셋째, 지역만의 이야기와 정체성이 있는 도시다.
사람들은 점점 ‘어디에서 사느냐’보다 ‘어떤 삶을 살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연 환경, 음식 문화, 역사와 이야기들이 도시의 매력을 만든다.

이 점에서 포천은 분명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산과 물이 살아 있는 자연 환경, 농업과 식문화, 관광 자원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국립수목원, 산정호수, 포천 아트밸리 같은 공간은 포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포천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산업과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사람이 머물고 싶은 생활 도시를 만드는 노력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작은 문화 공간, 주민 참여형 예술 활동, 생활 속 공연과 전시, 지역 농업과 음식 문화를 연결하는 문화는 도시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있다. 

도시의 매력은 거대한 건물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 경험이 쌓이며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경쟁력은 하나의 정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산업과 문화, 교육과 생활 환경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사람들은 그 도시를 ‘살고 싶은 곳’으로 생각하게 된다.

인구 증가라는 숫자의 목표를 넘어, 사람이 오래 머물며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도시. 지금 포천이 함께 상상해야 할 미래는 바로 그런 모습일 것이다.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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