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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찬억] 봄철 나무심기, 이제는 `수종 전환`을 결단할 때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02일
 
< 박찬억 / 산림교육전문가 >
 
봄철 산에 나무를 심는 일은 단순한 식재를 넘어, 적지적수(適地適樹)의 원칙을 세우는 미래 설계다. 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최적화된 수종을 선택해야만 우리 산림의 건강성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포천은 전체 면적의 약 64%가 임야인 대표적인 산림 도시다. 지금의 울창한 숲은 1960~70년대 민.관이 하나 되어 일궈낸 산림녹화사업의 결실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성공 사례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산림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십 년간 정성껏 가꿔온 소나무와 잣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해 곳곳에서 붉게 타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1mm 내외의 미세한 선충인 소나무재선충은 매개충을 통해 침입해 수분 이동 통로를 막아버린다. 감염 시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병해다. 초기에는 강력한 벌채와 파쇄, 훈증 처리로 확산을 저지해 왔으나, 최근에는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해 방제의 골든타임을 놓치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북방수염하늘소가 잣나무를 선호하는 포천 지역의 피해는 더욱 뼈아프다. 수십 년을 애지중지 길러온 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아무런 보상 없이 하루아침에 베어지고 파쇄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임업인들의 심정은 참담하다.

여기서 우리는 정책의 형평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가축 전염병 발생 시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하는 축산업과 달리, 산림 전염병으로 생업을 잃은 임업인들에게는 어떠한 보상 체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국가적 재난 앞에 임업인들만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는 현실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일본은 이미 1980년대에 소나무를 주요 수종에서 제외하고 삼나무와 편백 등으로 대체하며 대 혼란을 막았다. 우리도 더 이상 소나무류(잣나무) 에만 의존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병충해에 강한 편백이나 참나무류 등으로 수종을 전환하는 중장기적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봄은 나무를 심는 계절이자, 산림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시기다. 과거의 녹화 성공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과 임업인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새로운 산림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 진정으로 건강한 숲을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박찬억 / 산림교육전문가 >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4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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