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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75

쇠낫 같은 마음을 내려놓고, 사람이라는 봄의 손을 잡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16일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요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보면 마음 편히 읽을 만한 글을 찾기가 참 드뭅니다. 화면은 온통 정치적 갈등과 경제적 수치, 전쟁과 세계 질서에 관한 날 선 정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작 우리 삶의 내면을 응시하는 따뜻한 눈길이나, 일상의 소소함에서 오는 감동과 감사는 어느덧 귀한 풍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저마다 시뻘겋게 달궈진 '쇠낫' 같습니다. 날카롭게 세워진 각의 너머에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혐오가 깊게 내면화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겪어온 혼란의 시기를 지나오며 너무나 많은 소중한 가치들이 나쁘게 소모되었습니다. 남은 것이라곤 삭정이 같은 투지와 전의의 폐허뿐인 것 같아 쓸쓸한 마음이 앞섭니다. 나쁜 정치가 남긴 가장 큰 폐해를 우리네 마음이 고스란히 앓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이 모든 소란스러운 세상의 중심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분노하는 것도, 절망하는 것도 실은 타인과의 연결이 끊어지거나 왜곡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치는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정작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곁에 있는 이가 건네는 따뜻한 눈길과 다정한 말 한마디입니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우리는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억만금의 돈이나 거창한 권력보다 소중한 것은, 비바람 치는 세상 속에서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기댈 수 있는 '사람의 숲'입니다. 관계가 무너지면 삶의 의미도 사막처럼 메마릅니다. 우리가 지켜내야 할 최후의 보루는 바로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보다 아끼는 마음을 먼저 꺼내놓는 그 용기 있는 연결입니다.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쪽에는 이미 꽃소식이 들려오고 봄기운이 완연한데, 유독 올해는 그런 풍경을 즐기는 감상조차 사치처럼 느껴집니다. 세계를 뒤덮은 어두운 소식들이 우리 시야를 가리고 있지만, 한 번뿐인 인생에서 우리가 맞이할 봄이 대체 몇 번이나 되겠습니까. 이 귀한 계절을 분노에 눈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가 더 강퍆해지고 각박해져서는 안 됩니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서로를 밀어내는 것은 결국 어둠의 세력에게 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담론이나 날 선 비판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새봄이 내미는 손길을 기꺼이 움켜잡는 일입니다.

​포천의 이웃들과 독자 여러분께 감히 권하고 싶습니다. 부디 가장 아름다운 가슴과 눈을 열어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여러분의 내면이 다시금 싱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성취가 없어도 좋습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완성인 우리의 삶을, 그리고 내 곁에 숨 쉬는 소중한 인연들을 서로 축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분노의 쇠낫을 내려놓고 봄꽃의 향기와 사람의 온기에 마음을 여는 것, 그것이 이 어지러운 시대를 이겨내는 가장 향기로운 저항이 아닐까요.

존경하는 은사님의 말씀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정치란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과정과 같다. 막힌 곳을 뚫고 굽은 것을 펴내며, 결국 모두가 평온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여정일 뿐이다." 사람사는 세상이 가장 따뜻한 우리들의 집이기를 소원합니다.

< 김남영 / 동두천노인대학 학장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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