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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경기북부 ‘경제 1번지’ 포천, 완주에서 배우고 양주와 함께 뛰어야 할 때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14일
 
          < 최호열/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니스트>  
1. 서론: 숫자가 말해주는 지역의 힘

지역내총생산(GRDP)은 한 지역에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다. 인구 규모나 행정 등급과 상관없이, 지역이 스스로의 힘으로 얼마나 ‘먹고 살 힘’을 갖추고 있는지 냉정하게 드러낸다.

최근 경기도 포천시와 양주시, 전북 완주군의 GRDP 수준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세 지역의 경제 체질을 비교할 수 있는 흥미로운 단면이 드러났다. 경기북부 제조업 거점으로 성장한 포천, 전북 ‘경제 1번지’로 자리 잡은 완주, 신도시와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양주의 위치는 우리 지역경제의 과제와 방향을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2. 본론: 포천·양주·완주의 GRDP가 보여주는 것

경기도가 발표한 「경기도 시군단위 지역내총생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포천시의 GRDP는 6조 8,723억 원, 1인당 GRDP는 4,698만 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7위, 경기북부 10개 시·군 중 1위를 차지한 수치다. 사통팔달 교통 인프라 구축, 산업단지 조성, 기업 유치와 맞춤형 기업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제조업 중심의 탄탄한 생산 기반을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다시 말해 포천은 단순히 인구만 늘어난 베드타운이 아니라, 실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장과 기업이 촘촘히 들어선 자족도시의 길을 걷고 있다. 포천시가 “인구만 늘리는 도시가 아니라 ‘살아있는 자족도시 포천’을 만들겠다”고 강조해 온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전북 완주군의 1인당 GRDP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준점을 제시한다. 완주군이 전북특별자치도 통계를 바탕으로 추계한 결과, 2022년 기준 1인당 GRDP는 전년보다 153만 원 증가한 6,395만 원을 기록했다. 전북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6,000만 원을 넘어섰고, 도 평균 3,317만 원의 1.92배, 2위 지역(4,334만 원)과도 큰 격차를 보이는 압도적 1위다.

현대자동차, KCC 등 대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와 테크노밸리, 여기에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까지 더해지며 완주는 ‘군 단위’ 행정구역을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고부가가치 산업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2030년까지 1인당 GRDP 전국 군 단위 1위 달성을 목표로 삼겠다는 완주군의 선언은, 지방 중소도시도 전략적인 산업 육성을 통해 충분히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주시는 또 다른 의미에서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진다. 2023년 추계치를 바탕으로 2025년 1월 공개된 경제지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양주시의 GRDP는 약 7조 6,366억 원, 인구는 28만 9,005명, 1인당 GRDP는 약 2,985만 원으로 경기도 31개 도시 중 16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옥정·회천 신도시 개발로 인구는 빠르게 늘고 생활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지만, 1인당 GRDP에서는 여전히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포천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각종 분석에서도 양주시는 수도권 베드타운 성격이 강해, 소비와 주거 기능에 비해 지역 내에서 직접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지적된다. 인구와 건물은 늘었지만, 지역 안에서 ‘돈을 버는 공장과 기업’이 얼마나 자리 잡았는지에 따라 GRDP의 명암이 확연히 갈리고 있는 것이다.

3. 결론: 포천의 다음 목표, ‘완주를 넘는 경기북부 경제수도’

포천과 양주, 완주의 GRDP를 나란히 놓고 보면 숫자 이면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산업단지와 기업이 모인 지역이 결국 높은 GRDP를 기록하며 인구 유입과 재정자립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포천이 경기북부에서 1인당 GRDP 1위를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수십 년간 이어진 기업 유치와 교통망 확충, 규제 완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완주의 사례에서 보듯, 지금의 성과에 안주한다면 ‘경기북부 1위’라는 타이틀은 언제든 다른 도시에게 넘어갈 수 있다.

이제 포천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단순한 수치 경쟁을 넘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질 좋은 성장’이다. 제조업 중심의 GRDP를 친환경 에너지, 첨단소재·부품, 농업·관광·문화 콘텐츠 산업 등으로 다변화해 지역경제의 내성을 키워야 한다. 기후위기와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녹색 제조도시 포천’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한다면, GRDP의 양뿐 아니라 질에서도 완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양주시와 같은 인근 도시와는 경쟁을 넘어 상생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인프라는 양주에 두고 공장은 포천으로 가는 식의 단순한 분업 구조를 넘어, 광역 교통망과 산업·주거·문화 기능을 유기적으로 엮는 ‘생활권·경제권 연대’ 전략이 요구된다. 수도권 북부권 전체가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기능할 때, 포천의 기업도 더 큰 시장을 만나고 양주의 주민도 더 많은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공감과 참여다. GRDP의 숫자는 통계청과 연구기관이 계산하지만, 그 안의 값은 지역 기업인의 땀, 노동자의 기술, 청년 창업가의 도전, 농업·관광 현장의 작은 혁신이 쌓여 만들어진다. 지역민이 자신이 속한 도시의 경제 구조와 강점을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선택하고 책임질 때 비로소 GRDP는 단순한 경제지표를 넘어 ‘살 만한 도시’의 증명서가 된다.

경기북부의 경제수도 포천, 성장 잠재력이 큰 양주, 전북 경제를 이끄는 완주의 경험을 함께 읽어내며, 우리 지역이 앞으로 어떤 도시를 꿈꿀 것인지에 대한 성찰과 토론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끝

2026년 02월 14일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니스트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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