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도에서 포천은 하나의 도시를 넘어선다. 해발 천 미터를 넘는 산들이 둥글게 둘러 서 있고, 북녘과 남녘의 바람이 만나는 분지의 중심에서, 한탄강과 산정호수의 물결은 오늘도 이 도시의 심장을 식히고 맑힌다. 포천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지명이 아니라, 역사와 자연, 산업과 공동체가 함께 뛰는 살아 있는 생명체다.
포천의 시간은 길고도 단단하다. 고구려의 마홀군에서 신라의 견성군·청성, 고려·조선 시대 포주와 영평현을 지나 포천시로 이어지는 수천 년의 흐름 속에서 이 도시는 전쟁과 분단, 수복과 재건의 역사를 정면으로 견뎌냈다. 수많은 상처 속에서도 다시 일어선 회복의 힘. 그 DNA가 오늘 포천의 기질을 이끌고 있다.
포천이 가진 또 하나의 저력은 도농복합도시의 조화다. 1읍·11면·2동으로 구성된 포천은 도시의 활력과 농촌의 품격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도시다. 산업단지의 생산력과 농촌의 정직한 노동이 함께 존재하며, 경제와 생태, 생산과 쉼이 같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균형 구조는 포천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
자연은 포천의 가장 큰 유산이다. 운악산의 새벽은 도시의 하루를 밝히고, 명성산의 억새는 계절의 바다를 흔들며, 왕방산과 국립수목원은 미래 세대의 숨을 길러낸다. 산정호수의 잔잔한 바람은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한탄강의 깊은 물빛은 이 도시의 생명을 영원히 이어준다. 포천의 자연은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국가적 생태 자산이다.
포천아트밸리는 이 도시가 어떤 길을 선택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버려진 채석장을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되살린 그 호수에는 포천이 가진 치유와 창조의 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강랜드와 허브아일랜드, 국립수목원으로 이어지는 자연과 문화의 조화는 포천을 대한민국 최고의 정원 도시로 성장시키는 견인력이 되고 있다.
포천의 대지는 정직하다. 포천사과, 포천포도, 해솔촌쌀, 개성인삼, 느타리버섯 등 이 땅에서 자란 특산물에는 포천 시민의 성실한 땀과 정직한 약속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농업은 포천의 전통이자 미래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품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식탁을 책임지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산업의 동맥 또한 새로운 박동을 시작했다. 현재 세종–포천고속도로는 포천–남안성 구간만 부분 개통되었지만 이 변화만으로도 포천은 교통과 산업의 구조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향후 전 구간이 완성되는 날, 포천은 세종·대전·광주·대구·부산으로 이어지는 국가 간선망과 직결되는 대한민국 남북 경제축의 실질적 관문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는 산업·물류·관광의 새로운 혈관을 여는 중대한 기회이며, 포천 미래 성장의 결정적 토대가 될 것이다.
오늘의 포천은 또한 새로운 도시 전략을 요구받는 시점에 서 있다. 철도·도로 인프라의 확충, 청년 인구 유입, 미래 농업 전환, 지역 산업의 고도화, 생태관광의 확대 등 포천이 가진 잠재력은 단순한 도시 발전을 넘어 ‘도시 혁신’이라는 더 큰 비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다. 포천이 스스로 그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한다면, 이 도시는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역과 연결되는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포천을 떠받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은 자연도 산업도 아닌 사람과 공동체다. 군내·가산·신북·영북·창수로 이어지는 따스한 삶의 결, 도시와 농촌이 서로 기대며 지켜온 상생의 전통은 이 도시를 단단하게 지탱해 온 뿌리이자 품격이다. 포천의 공동체는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으로 늘 이 도시를 다시 일으켜 세워 왔다.
우리는 이제 포천의 이름을 더 선명한 언어로 전국에 말해야 한다. 포천은 지방의 도시가 아니다. 경기도 북동부의 한 도시가 아니라 역사·자연·문화·산업·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포천이 뛰는 만큼, 대한민국도 뛸 것이다. 이는 우리가 오늘 포천의 미래를 선언하는 이유이며,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포천의 길이다.
< 최호열 기고자 > 포천신문사 회장, 고은회장, 포천특산물협동조합 이사장, (사)이디오피아벳 에너지·IT분과위원회 위원장, 전 포천시장 후보, 전 더불어민주당 포천·연천·포천·가평지역위원장,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임원, 대통령·국무총리 등 표창 수상. 저서 『최호열의 삶 1권 – 정책과 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