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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희=칼럼] 늦가을의 인생이 늦가을을 살면서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17일
 
<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
 
30~40년 전 이던가, 그때만해도 신부님들의 선행에 가슴이 벅차 눈시울이 젖었고 존경하는 마음에 신부님들의 말씀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진리였다. 그때 서울 어느 성당의 미사에서 훌륭한 신부님의 강론이 생각난다. 중세의 한 성인(聖人)의 이야기였다.

성인의 어린 학생시절 늦잠을 자서 학교로 급하게 뛰어가고 있었다. 그때 한 노인이 말하기를 "너는 지금 어디로 뛰어 가느냐?"고 물었다. 성인은 "학교에 늦어서 뛰어 갑니다"고 대답했다. 노인이 또 묻기를, "그러면 학교에선 무엇을 하느냐?" 묻자. 성인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요."한다. 노인이 "공부를 하고 난 다음에는?" "졸업을 하지요." "졸업을 하고 난 다음에는?" "그 다음엔 좋은 직장을 갖지요." "그럼 다음에는 무엇을 하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행복한 가정을 갖게 되지요." "그리고 그 다음엔 무엇을 하나?" "아이들 교육도 시키고 결혼도 시키고...." " 그 다음에는?" "직장에서 은퇴해서 노년을 편안하게 보내지요." " 그 다음엔 ?" "흠, 그 다음엔.....죽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너는 지금 죽으려고 열심히 뛰어 가는 구나.?"

학생은 그 말씀에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그래서 그는 세속의 야망을 버리고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수도원에 들어가게 됐다. "인생은 어디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가?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 질문은 결코 유명한 철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경쟁하듯 치열한 삶을 살다가도 낙엽을 밟는 늦가을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하는 의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꼭 해야 하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디서도 속 시원한 정답을 들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이 궁극적인 질문들은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살면서 항상 이 문제를 물어야 하고 그 해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인생의 목적을 성공, 보람, 즐거움에 두고 산다. 어떤 이는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하고 높은 자리에 앉는 것, 혹은 명예와 명성을 얻는 것을 인생의 목적이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와 명예, 출세가 반드시 인생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명예와 출세의 최고봉인 이 나라의 대통령 중에 행복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세상에는 부와 명예와 상관없이 자기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말하기를. "우리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 라고 말 했다. 그는 부유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의 초라한 간이 역에서 폐렴으로 객사하기까지 치열한 인생을 살았던 철학자의 삶 이였다.

그는 오직 <선에 대한 끝없는 희구>에 인생의 진면목과 인생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톨스토이가 노년에 약 15년 간 심혈을 기울여 쓴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이러한 인생에 대한 고뇌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그가 내린 결론은.

첫째,인생의 의미는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것. 둘째, 그 방법은 폭력을 거부하고 무 저항으로 사는 것. 셋째,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죽음 너머의 영원한 삶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인도의 간디와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비 폭력 운동은 톨스토이가 간디에게 보낸 서신에서 감화를 받아 실천하였고, 톨스토이의 서신을 진리로 여기고 함께 읽고 실천했다.

간디는 훗날 "내 무 저항 주의는 톨스토이의 가르침에서 큰 빚을 졌다"고 말했다. 그것이 인도의 사티아그라하(진리에의 집착)가 되어 진리와 사랑으로 폭력에 맞서게 되었다. 톨스토이는 모든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사랑을 바탕으로 오직 진리를 통해서 만 얻을 수 있는 선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임종을 맞아 그가 남긴 유언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였다. 현대인들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가끔 가던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야 한다. 

우리 인생에는 아주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분명히 대답할 수 있는 완료 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계속 성장하고 변화해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라고 나는 대답할 것이다.

가을이 깊어 가니, 나의 인생도 깊어 간다.

<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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