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
|
|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깃들이고, 어진 신하는 주인을 택하여 섬긴다>고 하였다. 역사를 공부해 보면 큰 인물은 큰 임금 밑에서는 국가와 백성을 위해 큰 뜻을 펴지만, 못난 임금 밑에서는 뜻을 펼 수가 없어 피하여 도망갔다.
춘추시대 인덕과 지혜와 용기를 겸비한 건숙(蹇叔)과 백리해(百里奚)라는 나라를 일으키고 백성을 편안케 할 큰 인물이 있었다. 그들이 못난 임금 우공(虞公)을 만났을 때는 아무런 뜻을 이룰 수가 없었고 그들도 비참해 졌지만, 진(秦)나라 큰 임금 진 목공(秦 穆公)을 만나자, 국가와 백성을 위해 역사에 남을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못난 임금 밑에는 시기, 모함, 견제, 배신에 능한 간신과 무능하고 실력 없는 못난 인물들이 아첨하며 날뛰게 되어있다. 1636년(인조 14년) 2월 청나라 사신 용골대 일행이 의주에 도착했다. 자신들의 칸 홍타이지가 제위(帝位)에 오른다는 사실을 알리고, 조선도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하려는 목적이었다. 용골대의 입국 목적이 알려지자 못난 임금 밑의 못난 신하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고 격앙 되었다.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오랑캐가 황제를 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사신 일행을 받아들이지 말자는 주장을 폈다. 무능하고 어두운 아첨배들은 용골대의 목을 베어 명나라로 보내 대의를 밝히고, 1627년 정묘호란 때 청과 맺은 형제 관계도 파기해야 한다는 한심한 주장을 했다. 험악한 분위기에 놀란 용골대는 말을 훔쳐 타고 도망쳤다. 그가 달아나자 나라의 민심은 더욱 흉흉해졌다.
청과의 관계가 끝장났으니 곧 전쟁이 터질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이어지던 같은 해 9월 대청(對淸)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극에 이르렀다. 주화파(主和派) 최명길(崔鳴吉 1586~1647))은 청에 사신을 보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동태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지혜롭고 합리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자 세상 물정에 어두운 한심한 척화파들은 반발했다. 그들의 무능하고 한심한 당시 여권의 논리는 이러했다.
"오랑캐에게 사신을 보내는 것 자체가 명 나라를 배신하고 백성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최명길을 간신이라고 매도했다. 기존의 관계를 끊고 전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척화파의 주장이 거세지자 최명길은 초강수를 두었다. 청과 싸우겠다는 결심이 진정으로 확고하다면 군대를 이끌고 압록강까지 나아가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종사의 운명을 걸고 청군과 한판 승부를 벌이자고 촉구했다.
당시 못난 나쁜 임금 인조를 비롯한 대다수 신하들은 전쟁이 터지면 강화도로 들어간다는 망국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상 서울 이북의 방어선을 포기하는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방책이었다. 이윽고 1636년 12월 14일 청군의 선봉 아민(阿敏)과 용골대(龍骨大)가 무악재 너머까지 들이닥쳤다. 인조가 강화도로 피하려고 창경궁을 나와 숭례문에 도착했을 때, 강화도로 가는 길이 차단되었다는 급보가 날아들었다.
청군이 조금만 더 달려오면 포로가 될 수 있는 위기에서 무능한 간신들과 인조는 아무런 계책도 없이 공항 상태에 빠졌다. 힘도 없으면서 강경책만 주문했던 없어야 할 못난 간신들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국가를 위해 희생도 않했다. 역사를 보면 백성의 눈에는 다 보이는 간신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절대 희생하지 않는다.
바로 그때 최명길은 나서야 만 했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청군 진영에 가서 침략해 온 까닭을 따지면서 시간을 끌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조에게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라고 했다. 애초에 전쟁을 막으려고 시도하면서 무능하고 실력없는 신료들로 부터 <간신>이 되어버린 최명길 만이 실제 전쟁이 터지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가장 먼저 나선 것이다.
병자호란으로 망국의 위기에 몰렸던 조선이 소생 할 수 있었던 것은 최명길 같은 능력과 도덕성과 실력있는 충신이 있었기에 나라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는 누구라 최명길의 역할을 할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눈에는 다 보이는 간신도 걱정이다.
<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