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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열 / 포천신문사 회장, 시인,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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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천의 보물, 영평팔경
경기도 포천시에는 ‘영평팔경(永平八景)’이라 불리는 여덟 곳의 명승지가 있다. 이는 단순한 풍광이 아니라, 조선시대 수많은 시인과 유학자들이 찾아와 시를 읊고 글을 새겼던 문화와 정신의 현장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를 "포천팔경(抱川八景)"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본래는 한탄강 일대가 ‘영평현(永平縣)’이었기에 ‘영평팔경’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내천과 영평천이 한탄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된 기암괴석과 계곡, 숲과 절벽의 절경은 예로부터 문인묵객들의 발길을 불러왔다. 영평팔경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문화유산'이자 포천시민의 자랑이다.
2. 제1경, 화적연(禾積淵)
영북면 자일리와 관인면 사정리 경계에 자리한 화적연은 마치 볏단을 쌓아놓은 듯한 기암이 연못 한가운데 솟아 있다. 잔잔한 물결에 비친 바위와 연못은 고요하면서도 장중한 풍광을 자아내며, '옛 선비들의 시심을 자극하던 명소'다.
3. 제2경, 금수정(金水亭)
창수면 오가리에 있는 금수정은 영평천 물가 숲속에 세워진 정자다. 이름 그대로 '맑은 물과 푸른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선비들에게 풍류와 사색의 공간을 제공했다. 지금도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물빛과 솔바람은 속세의 번잡을 잊게 한다.
4. 제3경, 창옥병(蒼玉屛)
금수정과 가까운 영평천 절벽에는 푸른 옥빛 병풍처럼 늘어선 바위, 창옥병이 자리한다. 1588년 영의정 박순이 이름을 붙였고, 명필 한호가 글씨를 썼으며, 신이가 이를 암벽에 새겨 오늘까지 전한다. 단순한 경관을 넘어 '문화사적 가치'를 지닌 현장이다.
5. 제4경, 낙귀정지(樂歸亭址)
영중면 거사리에 있는 낙귀정지는 황씨 성을 가진 영의정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으로 돌아와 세운 정자의 터다. 이름처럼 “즐겁게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뜻이 담겨 있으며, 벼슬보다 자연과 귀향을 더 소중히 여긴 선비 정신이 깃든 자리다.
6. 제5경, 선유담(仙遊潭)
이동면 도평리에 있는 선유담은 “신선이 놀던 연못”이라 불린다. 기암절벽이 물에 비치고 햇살이 물결에 반사되며 신비로운 풍경을 빚는다. 특히 양사언이 남겼다고 전해지는 암각문이 있어, '자연과 문학이 만나는 명소'로 전해진다.
7. 제6경, 와룡암(臥龍岩)
일동면 수입리, 영평천과 수입천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거대한 바위가 '용이 누운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물길과 어우러진 풍경은 포천의 역동적인 기운을 상징하는 절경으로 꼽힌다.
8. 제7경, 백로주(白鷺洲)
영중면 거사리에 위치한 백로주는 물 위에 솟은 작은 바위산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백로가 물 위에 서서 사방을 바라보는 모습'과 같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고요한 물결과 어울린 자태가 정취를 더한다.
9. 제8경, 청학동(靑鶴洞)
영중면 금주리에 있는 청학동은 거대한 절벽과 그 아래를 흐르는 하천이 어우러진 절경이다. 암벽에는 ‘청학동’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마치 '학이 노니는 선경(仙境)' 같은 풍광을 전한다. 자연의 웅장함과 인간의 흔적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명승지다.
10. 시와 풍류, 그리고 오늘의 영평팔경
포천을 가로지르는 광주산맥 줄기와 계곡마다 숨겨진 절경은 예로부터 문인묵객들을 불러들였다. 영의정 박순, 대학자 허목, 시인 김창협 등 조선의 걸출한 인물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남기고 바위에 글씨를 새겼다.
오늘날 우리가 영평팔경을 걷는 것은 단순한 자연 감상이 아니다. 그 속에 담긴 '역사와 전통,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함께 만나는 문화 향유의 길이다.
11. 맺음말 – 포천이 간직한 선비의 자취
영평팔경은 바위 하나, 연못 하나에도 옛사람들의 철학과 풍류가 서려 있는 포천의 보물이다. 이곳을 찾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조상들의 지혜와 삶을 되새기고 우리의 뿌리를 확인하는 여정'이 된다.
오늘의 영평팔경은 포천시민의 자긍심을 넘어, 전국민이 함께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자연의 장엄함, 선비의 시심, 그리고 오늘 우리의 발걸음이 어우러질 때, 영평팔경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2025년 9월 30일
< 최호열 / 포천신문사 회장, 시인,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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