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최호열] 초복, 여름을 견디는 우리의 지혜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 입력 : 2025년 0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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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호열 / 포천신문사 회장 > |
| 유난히 일찍 찾아온 장마와 더위 속에 초복(初伏)이 찾아왔다. 예년보다 빠르게 몸이 여름을 체감했고 계절보다 기후가 더 앞서 우리 삶을 흔들고 있다. 초복은 단순히 삼복 중 하나가 아닌 더위와 공존하며 살아온 우리 민족의 생활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날이다.
삼복은 초복·중복·말복으로 이어지는 절기이며, 하지(夏至) 이후 첫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이다. 열흘 간격으로 복날이 이어지는 이 시기는 1년 중 가장 덥고 습한 때로 고대부터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기보다 이겨내는 방식으로 여름을 맞이해 왔다.
복날의 전통은 단순한 식문화가 아니라 공동체의 안부와 정을 확인하는 문화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복날에는 궁중에서도 탕약과 음식을 진상했고, 백성들은 제철 재료로 보양식을 만들어 나누며 더위를 극복해왔다.
초복 음식 하면 으레 떠오르는 삼계탕은 단지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음식이 아니다. 인삼, 마늘, 대추를 넣고 푹 고은 영계탕에는 기력을 되찾고자 했던 마음이 담겨 있다. 여기에 장어, 전복, 수박 같은 제철 식재료가 더해져 복날의 식탁은 풍요로움을 더했다.
더위를 이겨내는 민속적 풍경도 정겹다. 냇가에서 발을 담그고 부채를 나누고 수박을 함께 먹으며 보내던 복날은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을 키우는 날이기도 했다. 초복은 단지 몸을 위한 보양이 아니라 마음을 위한 회복이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복날이 풍요롭지만은 않다. 노약자, 만성질환자에게는 극심한 폭염이 위협이 되며 무리한 보양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복날의 본뜻은 몸을 살피고 쉬어가는 데 있으므로 무리한 음식이나 활동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전통 보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식들도 주목받고 있다. 저염 삼계탕, 냉수계죽, 약초 샐러드 등은 시대에 맞게 간편하면서도 건강을 고려한 방식으로 초복을 준비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복날의 의미는 그대로, 표현만 달라진 셈이다.
초복은 결국 안부를 묻는 절기이다. “더위는 견딜 만한지, 밥은 잘 챙겨 드시는지” 묻는 이 절기의 정서는 여전히 유효하다. 한 그릇의 음식으로 몸을 보하고 한 마디 인사로 마음을 돌보는 문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 깊숙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초복, 음식보다 더 따뜻한 마음으로 밥보다 더 든든한 안부로 서로를 보듬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여름은 길고 덥지만 마음은 그보다 먼저 계절을 지나간다. "초복은 오늘", 우리가 서로에게 건네는 가장 다정한 계절의 인사다.
2025년 7월 20일(초복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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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계탕, 복날의 대표 음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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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  입력 : 2025년 0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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