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우정아파트 3동에 홀로 거주하는 93세의 고복자(세례명 마리아) 할머니가 천주교 춘천교구 소속 신학생 장학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하며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행당동 고물 할머니’로 알려진 그는 삶의 끝자락에서도 여전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고복자 할머니는 1990년대부터 서울 행당동 일대에서 폐지와 고물을 모아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벌어들인 수익을 가난한 이웃과 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내놓으며 평생을 살아왔다.
함경남도 함주군 기곡면 출생의 실향민인 그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흥남부두에서 가족과 생이별한 채 홀로 미군 수송선을 타고 남하했다. 속초에서 잠시 정착한 후 서울 천막촌에서 어렵게 삶을 이어갔고, 1986년 세례를 받은 이후 “여생은 나보다 더 어려운 이를 위해 살겠다”는 다짐으로 나눔과 봉사를 인생의 소명으로 삼았다.
그는 100kg이 넘는 수레를 끌며 번 돈으로 병원, 양로원, 환경미화원 등에 꾸준히 기부해왔고, 1996년까지 약 3천만 원의 금액을 사회에 환원했다. 2010년에는 포천 모현의료센터에 1억 원을 기부해 ‘진정한 기부 천사’로 불렸으며, 이번 춘천교구 기부는 그로부터 13년 만의 고액 기부로 다시 한 번 큰 감동을 안겼다.
최근 춘천교구청을 직접 찾아 1억 원을 전달한 그는 “춘천교구가 내 고향 함경남도의 복음화를 위해 사제 양성에 힘쓴다는 말을 듣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고복자 할머니의 나눔은 금전적 기부에 그치지 않는다. 우정아파트로 이사 온 이후 약 28년간 그는 ‘화분 돌봄 봉사’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시들거나 병든 화분을 자신이 정성껏 가꾸어 건강한 새 화분으로 교체해주는 이 봉사는 소흘읍 솔모루성당, 대한노인회 포천시지회, 소흘읍 복지관, 성모손탄탄내과, 솔모루성당 신협 등 포천 곳곳에 따뜻한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고씨는 “내 몸이 움직이는 한 폐지 줍기와 화분 돌봄 봉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남은 여생의 또 다른 꿈인 ‘아프리카 10개 지역 우물파주기’도 반드시 실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최근 포천신문사를 통해 “십수 년째 불우이웃을 찾아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포천신문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어렵게 번 100만 원을 성금으로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에게 쾌척했다. 작지만 깊은 이 정성은 그의 삶이 얼마나 단단하고 고결한지 다시금 깨닫게 한다.
고복자 할머니의 신념은 분명하다. “사람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을 도와야 하고,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