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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최호열] 자연과 함께하는 삶, 가장 인간다운 행복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30일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경기도 포천시 해룡로 130-38 고은빌딩, 내 사무실이 있는 이곳 사옥에는 하루하루 나와 동행하는 특별한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말없이 나를 기다리고, 또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바로 텃밭에 자리한 수많은 식물들과 생명들이다.

이곳의 텃밭에는 사과나무, 대추나무, 포도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살구나무가 가지런히 줄지어 서 있다. 그 아래로는 호박, 수박, 참외, 고추, 오이, 가지, 옥수수, 상추가 계절을 따라 자라고 있다. 붉게 피어난 백합꽃은 마치 정원의 여왕처럼 고고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나는 이들을 단순한 작물로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매일 아침 나를 반기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는 벗이며, 묵묵히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볼수록 자식 같은 애정이 쌓인다. 그들과 나누는 조용한 교감은, 복잡한 세상에서 느끼기 힘든 순수한 정이다.

잎을 흔들며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나무들, 초록이 짙어지는 텃밭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자연이 나에게 속삭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잘 지냈느냐’고, ‘오늘도 함께하자’고. 말 없는 인사 속에 나는 평온함과 위로를 얻는다.

그 중에서도 백합은 내 마음에 남다른 존재다. 붉은 꽃잎은 고결함과 생명의 힘을 동시에 품고 있어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 고운 자태는 나로 하여금 하루를 더욱 정갈하고 단단하게 살아가게 만든다.

닭장 안의 닭들도 나의 이웃이자 일상이다. 정성껏 키운 닭들이 부화하고 자라며 주는 생명의 에너지는 무척 크다. 닭들의 움직임과 울음소리는 이 공간을 더욱 생기 있게 만든다. 이 작은 생명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이곳 외에도 내가 마음을 두고 돌보는 또 하나의 삶의 터전이 있다. 포천시 신북면 기지리 78, 포천특산물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배농장이다. 이곳에는 배나무가 대지를 굳건히 딛고 자라고 있다. 초여름을 맞아 제법 묵직해진 배의 모습은 내 마음까지도 풍성하게 만든다.

배나무 옆으로는 미니사과, 대추나무, 감자밭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서로 다른 품종임에도 함께 자라며 한 공간을 채우는 그 모습은 마치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과도 닮아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빛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질서 속에서 나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

이들 생명체는 어떤 날씨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버틴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이들은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며, 말없이 이어지는 이 교감을 통해 자연의 언어를 배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는 가운데, 이 조용한 자연과의 소통은 내게 정직한 삶의 방향을 가리켜준다. 이곳에서 나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자연은 거짓이 없고, 주는 만큼 되돌려주는 순환의 철학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바쁜 도시 속에서 관계의 피로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 작은 텃밭에서 나는 가장 인간적인 삶의 형태를 찾는다. 꾸미지 않은 자연, 계산 없는 생명과의 동행은 그 어떤 화려한 문명보다 깊은 감동을 준다.

내가 돌보는 이 모든 친구들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피고 지고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 이들의 시간은 더디고 조용하지만, 그 속에 담긴 생명력은 놀라울 만큼 크다. 나는 그 생명의 무게를 매일 느끼며 살아간다.

삶이 힘들거나 마음이 지칠 때면 이 친구들을 바라본다. 푸른 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물방울 맺힌 열매, 조용히 피어난 꽃 한 송이가 내 마음을 치유한다. 이보다 더 따뜻한 위로는 없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잠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기만 해도, 그 안에서 사랑과 배려, 인내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이 친구들 덕분에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소박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동이야말로, 나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장 인간다운 행복이라 믿는다. 흙을 만지고, 꽃과 대화하며, 열매와 숨결을 나누는 이 삶이, 우리 모두의 내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25년 6월 30일(월)
<사옥, 고은빌딩 전경>
<사과나무>
<익어가는 사과>
<대추나무>
<익어가는 포도>
<익어가는 복숭아>
<자두나무>
<살구>
<호박꽃>
<수박>
<참외>
<고추>
<오이>
<가지>
<옥수수>
<상추>
<붉은백합>
<배나무>
<미니사과나무>
<익어가는 미니사과>
<감자>
<청계닭>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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