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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최호열] 장마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19일
 
<최호열/ 시인>  

장마는 말없이 다가온다
어둠 깃든 구름이 하늘을 덮으면
숨죽인 대지는 천천히 눈을 뜨고
산과 들은 적막 속에서
첫 빗방울의 숨결을 기다린다

갈라진 들녘, 메마른 강물 위에
비는 오랜 그리움처럼 내려앉고
목마른 뿌리들은 촉촉한 숨을 돌린다
그러나 요즘의 장마는
자비보다는 격정을 안고 온다

하룻밤 새 강물이 거세게 휘돌고
골목과 논둑이 사라지며
삶의 터전이 물결 속에 잠긴다
기후의 역습은 점점 더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그럼에도 장마는
모든 더러움을 씻어내는 큰 손
말라붙은 저수지에 생명을 채우고
희망의 수맥을 따라
하늘의 에너지를 돌려 보낸다

이끼 낀 계곡 바위 틈 사이로
더 푸르게 깨어나는 생명들
젖은 땅 위에 다시 피어나는 새순처럼
우리는 깨닫는다
이 비가 단지 슬픔만은 아님을

그리고 언젠가, 장마가 걷히면
세상은 투명하게 씻겨나고
하늘 끝 무지개는 희망을 수놓는다
금수강산은 더욱 찬란해져
우리 곁에 새 아침으로 돌아온다

2025년 6월 18일(수)

최호열/ 시인, 포천신문사 회장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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