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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우/ 춘천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명예교수/ 춘천교육대학교 전 총장/ (사)한국과학사학회 전 회장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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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단락되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전국적으로 일어난 산불로 많은 재산과 인명이 피해를 입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빠른 치유와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의사를 찾는다. 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가와 시민 전체를 치유할 의사가 필요하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370?)가 환생한다면 이러한 난국을 어떻게 치유할까?
히포크라테스는 에게 해(Aegean Sea)의 남동부에 위치한 코스(Kos) 섬에서 태어났다. 그가 살던 시대에는 각종 질병이 신의 노여움에 의해서 생긴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음악과 태양과 의학의 신인 아폴론(Apollon)이나 그의 아들인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에게 의지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한 마리의 뱀이 감겨져 있는 긴 지팡이를 들고 있다. 뱀은 허물을 벗으면서 성장한다.
바로 치유와 재생을 상징한다. 현재 세계의사협회(World Medical Association, WMA, 1947년 설립)나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1948년 설립)의 로고에도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몸이 아프면 아스클레피오스가 세운 신전에 모여 기도를 했다. 정성이 통하면 꿈속에서 신이 치유 방법을 알려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병이 낫기도 한다. 환자는 최선을 다하여 신전에 봉물을 바친다. 병을 치유하는데 초자연적인 신에 의지한 것이다.
이러한 의료 행위를 비판하고 과학적으로 바꾼 사람이 바로 히포크라테스이다. 그는 병이나 치료 방법은 신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 역설적이지만 당시에는 ‘간질’과 같은 발작을 신성한 병으로 여겼다. 간질에 의한 경련이나 의식을 잃는 현상을 신이 내려주는 계시로 여겼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 전집(Hippocratic Corpus)> 중 한 편에서 그는 “신성한 병에 관하여”를 언급했다. 간질은 인간의 뇌에 기인한 것으로 초자연적인 신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히포크라테스 하면 독자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를 떠올릴 것이다. 오늘날 의대생이 임상 실습을 나가기 직전이나 졸업식에서 하는 귀중한 의례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아는 선서문은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기원한 것이지만 수정을 거쳤다. 세계의사협회가 1948년에 개정한 ‘제네바 선언’을 사용한다. 주요 내용은 생명 존중, 환자들로부터 얻는 비밀의 보호, 동료 의사 존중,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이다.
히포크라테스는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 윤리를 강조했다. 가장 기본적인 정신은 “무엇보다도 먼저 해를 끼치지 말라(Primum non nocere)”라는 대원칙이었다. 의사의 역할이 단순히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의료인의 본분이다.
우리 시민들 모두 아프다. 대한민국은 이제 막 중환자실에서 깨어났다. 우리 모두 슬기를 모아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많이 아픈 우리에게 서로 해를 끼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서로의 주장을 경청하자. 그리고 치유를 하자.
이면우/ 춘천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명예교수/ 춘천교육대학교 전 총장/ (사)한국과학사학회 전 회장 /교육학박사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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