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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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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연휴 작정하고 다시 읽은 사마천의 사기에서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를 다시 배운다. 나는 예양(豫讓)이다. 나는 한때 여러 군주를 섬겼지만, 그들은 나를 하찮은 신하로 여겼다. 하지만 지백(智伯) 만은 달랐다. 그는 나를 군자로 대우했고, 나를 신뢰했다. 그러나 조가(趙家)의 배신으로 지백은 죽고, 그의 가문은 멸망했다.
나는 숨어 지냈다. 하지만 마음속 분노와 슬픔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듯, 이제는 내가 그를 위해 살아야 했다. 나는 복수를 결심했다. 나는 거지로 변장해 조양자가 쓸 화장실에 몸을 숨겼다. 기회는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조양자의 경계는 예상보다 삼엄했다. 그의 병사들이 먼저 화장실을 수색했고, 나는 붙잡혔다.
조양자는 나를 보며 물었다. "너는 여러 군주를 섬겼는데, 왜 오직 지백만을 위해 복수하려 하는가?" 나는 대답했다. "다른 자들은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대했지만, 지백만은 나를 군자로 여겼다. 내가 충성을 다할 주군은 오직 지백뿐이다." 조양자는 감탄하며 내 마음을 이해했는지, 나를 풀어주었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나는 다시 몸에 옻칠을 하여 몰골을 바꾸고, 돌을 삼켜 목소리를 변조했다. 과거의 나를 아는 이가 보더라도 결코 알아볼 수 없는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나 조양자는 이미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또다시 붙잡히고 말았다. 조양자는 말했다.
"너를 두 번이나 살려주었다. 이제는 그만두어라."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 뜻은 변하지 않는다. 차라리 나를 죽여라.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군자의 복수가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칼을 잡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였다. 지백이 나를 알아주었듯, 이제 나는 그를 위해 죽는다. 군자는 자기를 알아준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내 뜻이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그 신념만큼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에 조양자는 말했다. "이미 너는 두 번의 목숨을 지백을 위해 걸었다. 이로서 너의 도리는 다 하였다. 나는 네게 두번의 목숨을 주었으니 세번째 목숨은 나를 위해 바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내 너를 군자로서 대할 것이다."
예양(豫讓)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지백(智伯)"을 섬겼던 충성스러운 신하이자 자객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자객열전(刺客列傳)"에 기록되어 있으며, "군자는 자기를 알아준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士爲知己者用命) 정신을 대표하는 사례로 전해진다.
혼돈의 시기 머리를 정리하려 읽었던 사기가 머리를 명징하게 해준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 고문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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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년 0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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