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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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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찾아오는 설 명절,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가족들과 일가친척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크지만 뒤이어 올해는 세뱃돈을 얼마나, 또 누구에게까지 주어야 할는지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해마다 경기가 전년도보다 훨씬 나빠져서 사는 것도 빠듯하고 주머니는 가벼워져 있는데 나날이 커가는 자녀들, 조카들, 손자녀들의 세뱃돈을 향한 기대는 커져만 가는 것 같아 그 부담이 만나는 즐거움만큼 커지는 것이다.
나는 한때 신권을 매우 선호했다. 그래서 매월 또는 그때그때 은행에 가서 필요한 만큼의 새 돈을 바꾸어 와서 사용했다. 보통의 쓰임새는 교회의 헌금, 직원 급여, 아이들과 어머니 용돈을 드리고 나의 활동비 등이다. 물건을 살 때나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밥값을 치를 때 빳빳한 새 돈을 건네주면 받는 사람들이 매우 즐거워해서 내게 특별대우를 해주기도 했다. 새 돈이라고 해서 낡은 헌 돈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의 기분이 up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또 새 돈을 지갑에 넣고 다니면 막 쓰기가 아까워서 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어 그만큼 절약되는 것 같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명절 이전에 많은 현찰을 각 은행에 푼다고 한다. 평소에는 종이돈을 안 쓰던 사람들도 이때는 현찰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2024년 설전에 푼 종이돈은 3조 8천억 원이다. 23년보다 8%인 3천억 정도가 감소했다고 한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이전에는 5조 원 가량이 공급됐는데 3년 만에 대폭 줄어든 것은 23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1%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아서이다. 물가가 오르니 돈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고 게다가 곳곳에서 경기침체로 씀씀이를 줄인 결과라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5일간 20~30분 동안 기다린 끝에 교환해간 건수는 3만 5천 건으로 1년 전인 23년보다 20% 급등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전자로 송금하는 비율이 높아진 이유 때문에 현찰을 덜 쓰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24년도 카카오페이로 주고받은 내용을 보면 40대는 어른들에게 23만 원 정도, 30대는 21만 원, 20대는 17만 원 정도를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로 용돈을 받은 액수는 10대는 7만 원 정도 20대는 10만 원 30대는 15만 원 정도인데 30대의 경우 본인이 용돈을 받았다기보다는 어른들이 손 자녀들에게 주라고 보낸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체의 평균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은 모바일 송금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모바일로 송금한 최고령자는 90세로 차츰 전자금융 사용자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KB국민카드, 편의점업체, 한화생명, 시사 폴(poll) 서비스 네이트Q 그리고 거리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의하면 87%가 세뱃돈을 준비한다고 하였고 액수는 평균 52만 원 정도였다. 성인이 생각하는 세뱃돈의 적정선은 미취학 아동 1만 원, 초등학교 고학년 2만 원, 중학생 5만 원, 고등학생 5만 원, 대학생은 10만 원이지만, 0~4세가 원하는 세뱃돈은 1~3만 원, 5~9세는 2~5만 원, 10~14세는 3~10만 원 15~19세는 5~20만 원이라고 한다.
부모님께 용돈 또는 선물을 드릴 계획이 있는 사람 중 91%는 현금으로 드리겠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얼마를 드릴 계획인가에서는 부모님 한 분당 10~30만 원이 74%로 가장 높았고 30~50만 원 15%, 50만 원 이상이 4%였는데 100만 원 미만은 7%가 되었다. 물품으로는 건강식품 등 식품이 77%, 화장품 12%, 의류 및 잡화가 10% 순으로 나타났다.
명절 음식 준비는 68%가 한다고 답했으며 가족과 친지 등을 방문한다는 사람도 64%에 달했다. 재미난 것은 차례에 쓰이거나 가족들이 먹을 명절 음식으로 시중에 판매하는 식품류를 ”구입하겠다.“라고 80%가 대답했는데 이는 온 가족이 모여 몇 날 며칠씩 준비하던 명절 음식 문화의 풍속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세뱃돈은 언제까지 주어야 하는가? 중학생 이하의 나이에서는 20세가 되면 받지 않겠다고 하는 학생이 많았다. 그때는 자신들도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정작 고등학생들은 성인이 되어도 계속 받고 싶고 그 액수도 20~50만 원 정도 되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사람에게 시간 차이를 두고 종단검사를 한 결과는 아니지만 연령이 차츰 들어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과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좀 더 안주하고 보호받고 싶은 욕망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른들의 대체적인 생각을 보면 취업 전까지 준다 34.7%, 미성년자는 모두 준다 30.4%, 나이와 관계없이 세배만 하면 모두 준다 18.84%, 많이 버는 사람이 적게 버는 사람에게 준다.
2.13%인데 6.69%는 어린아이만 준다. 라고 했다. 그 외에 다른 조사에서는 대학생까지만 준다 34.7%, 고등학생까지만 준다 34.7%, 취업 전 16.5%, 결혼 전 5%, 중학생 4.2%, 유아 초등까지만은 4.3%로 나왔다. 재미난 것은 안 주고 안 받는 다가 42%로 높게 나왔는데 이는 작년 23년도 29%보다 매우 높게 나왔다. 그런가 하면 3만 원권 돈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1~5만 원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고 3만 원 한 장으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도 했다. 이는 싱글족 딩크족 등이 늘어나고 경기침체로 세뱃돈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 연령대일수록 세뱃돈의 관리는 엄마가 주로 하게 되는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은 백만 원을 받고 엄마가 가져가느니 10만 원만 받아도 본인들이 관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한편 23년 연휴 기간 매출이 증가한 업종은 반찬가게라고 한다. 배달 앱 요기요의 경우 23년 명절 연휴에는 평소보다 28%가량 주문이 줄었다고 했다. 평소 1치킨 2한식 3중식 이었는데 명절에는 중식이 6위로 밀려나 55%밖에 주문을 안 했다고 한다. 이는 명절에는 기름진 것을 계속 먹기 때문에 더 기름진 중식을 피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피자는 평소와 비슷했고 햄버거는 86% 정도 수준이었는데 손님을 많이 치룬 집일수록 명절 끝날에는 설거지 등이 필요 없는 아주 간단한 것으로 때웠다고 한다.
세배(歲拜)는 ‘해 세’ 자에 ‘절 배’자를 쓰며, 뜻은 섣달그믐이나 정초 무렵에 웃어른들께 인사를 하는 절을 의미했다. 긴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건강하게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부모나 어르신들께 자녀들이 절을 드리며 건강을 기원했다. 그러면 어른들이 덕담과 함께 붉은 봉투 등에 돈을 넣어 주는 것이 ‘세뱃돈’의 기원이다. 이는 한 해 동안 아이들이 건강하고 복된 한 해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전통이다. 조선 시대에는 신하들이 왕에게 새해 인사를 했는데 그때 왕이 감귤 4개씩을 주었다고 한다. 그땐 감귤이 굉장히 귀한 과일이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세뱃돈의 유래를 보면 세배에는 두 가지 의미가 공존한다. 아랫사람은 웃어른에게 존경을 담아 “건강하세요”등의 인사를 하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덕담으로 화답하는 것이다. 설날 아침 일찍 설빔으로 갈아입고 집안 어른들에게 절을 하고 설음식으로 식사를 마친 후 일가친척과 이웃 어른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렸다. 요즘은 매우 드물지만 형 동생 사이에도 절을 했으며 직장 상사들도 찾아가 세배나 인사를 드렸는데 설날로부터 15일간 정월 보름까지 이어졌다. 예전에는 멀리까지 걸어가서 인사를 하였기에 찾아온 이에게 술이나 음식을 대접하고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돈과 떡이나 과일 등을 주었다.
세뱃돈을 받은 풍습은 외국에서 들어왔다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있다. 우리나라 문헌상 세뱃돈이 등장한 것은 조선 후기 서예가 최영년이 집필한 시집을 간행한 1925년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아이들이 어른에게 세배하면 세뱃값을 주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풍습은 먼저 존재하고, 기록은 나중에 된다는 점을 감안 하면 아마도 세뱃돈의 풍습은 1900년대 말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열왕세시(列王歲時), 동국세시(東國歲時) 등 조선 후기 문화를 자세히 기록한 문헌에도 세뱃돈의 풍습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략 세기 말년에 세뱃돈이 등장한 것으로 본다면 세뱃돈은 개항을 기점으로 중국이나 일본에서 유입된 문화로 추정된다.
11세기 중국 송나라 기록에는 “압세전”(壓歲錢)이라는 세뱃돈과 비슷한 문화가 있었는데 이는 새해에는 아이들에게 귀신이 씌이지 말라고 엽전을 주었다고 한다. 또는 홍바오라는 붉은색으로 된 봉투에 돈을 넣어 자녀들의 악귀와 불운을 물리치고자 하는 목적으로 주기 시작했다. 그 후 베트남, 몽골, 일본 등 한문을 쓰는 나라 등에 펴졌다고 한다. 일본에도 유사하게 액운을 막기 위해 돈을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들에게 인사드리는 것이 당연했던 조선시대에 세배를 했다고 돈을 주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웠을 것이다.
해동죽지에 세뱃돈문화가 처음 묘사된 이후 신문기사들에서는 세뱃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찾아볼 수 있다. 1927년 2.6일 매일신보에는 “세뱃돈의 폐풍 다른 것 줍시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 본문에 보면 ”세배 다니는 소년 소녀에게는 또 한 가지 바라는 바 있으니 이는 곧 세뱃돈을 주어야 하는 줄 알고 돈을 주면 어린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는지 감히 생각지도 않고 주는 버릇이 되었다“ 등 비판적인 시각의 기사였다. 그럼에도 세뱃돈을 주고받는 것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한 기사가 1928.1.24.일 매일신보에 ”음력 정월 초하루 날 세뱃돈 받아들고“ 라며 아이들이 세뱃돈은 받고 활짝 웃는 사진이 실렸고 1930년 2월 7일 중외일보에는 세뱃돈이라는 동요가 게재되기도 했다.
세뱃돈. 얼마를 줘야 할까 고민하지 말고 따뜻한 정을 담아 부담이 안 되도록 형편에 맞게 주면 된다. 과하면 주는 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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