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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11

비우고 내려놓는 삶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23일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요즘들어 부쩍 내려놓는다는 말들이 우리사회에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내려놓고 조금만 마음비우면 되는데 무엇이 그리도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며 삽니다.

사람냄새없이 삭막하게 사는 모습과 사랑이 메마른 세태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보고있기에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를 생각해봅니다. 빈털터리 주제에 비우는 일을 먼저 내세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강남에 똘똘한 아파트 한채도 없으면서, 18억원의 종부세 기준을 너무 약하니 우리의 재산가치는 많으니 적으니 이야기라는 자체가 과연 타당하기나 한 것인지? 요즘은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겉모습이나 능력에 대해 말합니다.

키는 몇 cm이고 몸무게는 얼마나 나가고 직업은 무엇이고, 나이는 몇 살이며 자격증은 무엇을 땄고 집은 몇채이고 어디에 살고 연봉은 얼마이고 동산은 얼마가 있고 부동산은 얼마를 홋가하고 있고 내 친구는 누구누구인가를 말합니다.

이런것 말고 이런것을 제하고 진짜 자신을 소개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당황하여 꿀 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내가 나를 보는 시선과 남들이 봐주는 시선이 전혀 다릅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초고속 경제성장이 몰고온 성과(成果), 규율, 적대감이 누적된 ‘피로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빠르게 달려온 고도 경제성장은 풍요란 열매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무한경쟁시대를 살아오면서 ‘남을 이겨야 내가 산다’는 경쟁사회의 살벌한 생존 규칙을 동시에 남겼습니다. 우리는 경쟁사회에 밀리지 않으려고 조급해야 하고 공격적이어야 합니다.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40세를 정점으로 점점 줄어든다고합니다. 대신 정신적 만족을 찾으려는 욕망은 40세부터 점차 강해진다고 합니다. 늦게라도 명품과 투기(投機)를 다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우리가 훨씬 인생을 관조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단지 실천이 어려울 뿐입니다. 무인점포, 인터넷 은행, 온라인 강좌 등으로 대면(face-to-face) 소통이 줄어들고, 카톡과 페북 등 SNS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간관계도 변질되고 있습니다. 페북 친구 1000명에게 멋진 사진 한 장 올리고 ‘좋아요’ 1000개를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동갑내기 친구 7명이 세째주 목요일 만나 돌아가며 국밥 한그릇에 소주 한 잔, 또는 따스한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단 한 명의 친구와 견줄 수 있겠습니까? 사이버 세계는 사람의 인격을 감추게 합니다. 소설가이며 지체장애인이었던 서머셋 모옴은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하고 병원에 입원한 자신을 소개하며 이런 글을 썼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절망에 잠겨 침울해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휠체어를 타고 명랑하게 웃으며 이 병실, 저 병실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는 환자들은 물론 병실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에게 이렇게 묻고 다녔다고 합니다.

“내 단점은 두 다리가 없는 건데, 당신의 단점은 무엇입니까?”

그는 다시 자랄 수 없고 다시 생길 수도 없는 다리에 대한 육체적 미련을 내려놓고 마음속으로 장애를 수용했으며, 그와 동시에 사지가 멀쩡한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적 결점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고 반성하라는 말을 전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서머셋모옴과 현대인중 누가 더 장애인인지 돌아봅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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