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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수구여병(守口如甁)과 역지사지(易地思之)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4월 02일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삼성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아들 이맹휘 이창희 이건희 3형제에 대한 일화이다. 병석에 누은 이병철 회장에게 질문했다. “왜 삼남인 이건의 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하셨나요?” 기자의 질문에 이병철 회장은 짧게 대답했다. “건희는 듣는 귀가 있어서!” 삼남인 이건희 회장이 장남과 차남을 제치고 삼성의 후계자가 된 이유가 그것 한 가지 뿐은 아니겠지만 남의 말을 들을 줄 하는 능력이 아버지 이병철 회장에게 인정받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가정이나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내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이 유능(有能)한 남편이고, 남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아내가 현명(賢明)한 아내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강의시간(講義時間)에 선생님 말을 잘 듣는다. 배우자(配偶者)의 말을 잘 듣는 것은 문제와 갈등을 풀어내는 능력을 배양(培養)하는 필수 과정이다. 평화로운 가정,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위한 소통(疏通)은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보다 상대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 진정한 대화(對話)의 능력이고 삶의 기술이다. 하느님이 귀를 두 개 만드시고 입을 하나 만드신 이유도 두 배로 듣고 절반만 말하라는 뜻이라 여겨진다.
 
공자는 말하는 데 3년 걸리지만 듣는 법을 터득하는 데는 60년 걸린다고 했다. ‘[경청(傾聽)]’이라는 책이 오랜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가 된 것만 봐도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공감(共感)이 간다. 대답이 좀 늦고 진행이 빠르지 못해도 배우자와 열린 마음으로 천천히 다 듣고 소통(疏通)하는 방법을 배워가면 가정은 평화롭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말이 씨가 된다”는 어른들 말씀을 들으며 자랐다. 중학 1학년 한문시간에는 수구여병(守口如甁)이라는 한자도 배우면서 선생님의 “말조심”훈화(訓話)도 들어 나름 입조심한다면서 조심했는데 제대로 지켜냈는지 모르겠다.

등산모임이 있는 날에 한 친구가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손자를 봐야 한단다. 그 사정을 모를 리 없지만 유독 한 친구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그 친구 왜 그렇게 살아? 그러니까 허구한 날 붙잡혀 살지.” 그러자 다른 친구가 “자넨 손자가 지방에 있지? 옆에 있어봐 똑 같아.” 손자양육이 논쟁으로 커진다. “난 처음부터 선언했어. 내가 애를 보면 성을 간다!” ‘키 작은 남자와는 절대 결혼 않는다’는 처녀, ‘난 죽어도 요양원에는 안간다’고 하는 선배, ‘딱 100세만 살 거야’ 호언했던 대학 동기, 그런데 어쩌나! 다 헛맹세가 됐으니, 여자는 키 작은 남자와 천생연분(天生緣分)을 맺고, 선배는 치매가 들어 일찌감치 요양원으로 향했으며 100세를 장담할 만큼 건강했던 친구는 아홉수에 걸려 69세에 심장마비로 떠났다.
 
나이 들면 갖춰야 할 덕목이 ‘절제(節制)’다. 여기에는 ‘조심’하라는 뜻도 숨어있다. 무엇보다 ‘말조심’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수없이 내뱉는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말도 있지만 죽이는 말도 많다. 같은 말인데도 누구는 복(福)이 되는 말을 하고, 누구는 독(毒)이 되는 말을 한다. 세 부류의 말이 있다. 말씨, 말씀, 말투가 그것이다. 씨를 뿌리는 사람(말씨), 기분 좋게 전하는 사람(말씀), 말을 던지는 사람(말투), 말씀은 말과 다르다.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경우가 있다. 이같이 감동을 전하는 사람의 말을 말씀이라 한다.
 
초등생 어린이에게 “씩씩하고 멋지구나, 넌 장군감이다.” “넌 말을 잘하니 변호사가 되겠구나!” 이처럼 말에 복(福)을 담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좋은 언어 습관은 말씨를 잘 뿌리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말할 때 느낌표(!)와 물음표(?)를 얼마나 사용하는가? 오늘도 내가 한 말을 돌아보면서 느낌표와 물음표가 인색했음을 절감(切感)하지 않는가? 내 말에 감탄하며 나의 감정과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만큼 귀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말이란 다듬을수록 향기가 난다. 말할 때도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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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4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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