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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임성] 폭탄주와 직장회식 법률관계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8월 14일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잘 알려진 여명808, 컨디션 등 숙취해소제가 사라지게 생겼다. 식약처는 과학적 효능이 입증안된 경우, ‘숙취해소제’라고 표기 못하게 했다. 숙취해소효과 입증이 된 시중 제품은 아직 없다. 앞으로 연 3000억원 숙취해소제 시장이 위축될 처지다. 코로나 19여파로 회식이 줄면서 제품수요도 같이 줄었다.

직장회식때 폭탄주는 단골손님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적당한 '소폭한잔'은 분위기를 띄워준다. 입사동기들이 일렬로 서서 마시는 한잔은 흥을 돋군다. 회식에서 제조되는 폭탄주에는 3대 효능이 있다. 같이 취하고, 빨리 취하고, 싼값에 취하게 한다. 상급자나 유사( 有司)한테 술잔이 집중되는걸 막는다. 이렇듯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낸다. 진정 샐러리맨을 위한 술이 폭탄주다.

폭탄주에는 프로세스, 절차가 있다. 먼저 폭탄사가 필요하다. 폭탄주를 제조한 상급자에 대한 아부(?)도 가능하고, 소감을 말하기도 한다. 마실 때 '노털카' 제약이 있다. 술잔을 받고는 탁 노(놓)거나, 잔을 털거나, 먹은 후 '카'소리를 내면 안된다. 간혹 '찡따오', 찡그리지 말고, 따지지 말고, 오래끌지 말라는게 추가된다. 꺽어 마셔도 안되고, 입떼도 안되고, 웃지도(스마일) 말라('찡떼오스')고 한다. 몸을 돌리고 마셔도 안된다.

폭탄주 절차는 복잡하다. 절차를 어기면 엄중한 벌주가 가해진다. 물론 깊이 반성하고 개전의 정이 엿보이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를 받는다. 술이 약해도 절차에 집중하다보면 만취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폭탄주 주법을 지키는게 문화라면 문화였다.

어떤 회사가 회식 참석 후 사망한 직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진 사건이 있다. A회사 자동화설비 담당 직원 P씨는 대만 출장 현지에서 관계자 7명과 저녁회식 후 잠을 자다가 숨졌다. 폭탄주를 주량 넘게 마셨을 듯하다. 해외출장중 사고였기에 P씨 유족들은 산업재해 보상금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유족들은 추가로 A회사를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울산지방법원은 A회사가 연속된 해외출장에 지쳤을 P씨가 대만 출장중 혹 회식자리 과음을 했을 때 초래될 위험을 간과했다고 판단했다. A회사는 P씨 유족에게 P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폭탄주 때문에 우리나라 최초 특별검사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DJ정부 출범 이후 검찰 고위직이 많이 비면서, 대검찰청 진OO 공안부장이 2단계 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검찰에서 고검장은 한직인게 문제였다. 진OO 공안부장은 1999. 6. 7. 출입기자들과 송별식을 겸한 폭탄주(게다가 양주폭탄) 회식자리에서 대전에 관련된 폭탄발언을 했다. 

때마침 IMF외환위기 직후 DJ정부는 공기업파트의 구조조정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쑥 대검 공안부장이 대전 한국조폐공사의 구조조정촉진을 위해 노조파업을 일부러 유도했다고 말한 것이다. 즉각 한계레신문이 특종보도했고,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정치권은 조폐공사파업유도 의혹을 특별검사로 하여금 수사하도록 만들었다. 이때 임명된 강원일 변호사가 최초 특별검사다.

최근 '저녁이 있는 삶'이 강조되면서 직장내 음주문화가 바뀌었다. 단체 회식 획일성이 강조되는 폭탄주는 MZ세대의 개인주의 취향과 어긋난다. 미투(ME too)운동이후 상급자의 폭탄주 돌리기는 거의 사라졌다. 이제 직장내 폭탄주 회식은 한 시절의 추억거리로 전락할 운명인듯하다.

이임성 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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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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